“3중 사보타주” 격분했던 트럼프…유엔 “장비 점검하고 또 점검”
중앙일보
2026.09.21 15:59
2026.09.21 16:47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문 당시 멈춰선 유엔본부 에스컬레이터. 로이터=연합뉴스
유엔은 22일(현지시간) 제81차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에스컬레이터와 텔레프롬프터(자막기)를 거듭 점검했다. 지난해 잇단 장비 고장으로 빚어진 소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1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논란이 됐던 에스컬레이터의 상태를 점검했냐는 질문에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고 답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미 대표단이 자막기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치가 마련됐다”며 “이제 별도의 부스가 마련됐으니 차질 없이 작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누구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부정적” 경험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당시 초반 15분 동안 텔레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 때 각종 장비 고장…트럼프 “책임자 체포해야”
앞서 지난해 9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때 각종 장비가 고장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이동하던 중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추면서 걸어올라가야했다.
이어 연설 원고를 띄워주는 유엔총회장의 텔레프롬프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 15분 동안 유엔 측에서 준비한 종이 원고를 보며 연설을 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총회장에 연설 음향이 완전히 끊겼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3중 사보타주’(방해 공작)를 겪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다음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제 유엔에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다. 하나도 둘도 아닌 세 가지나 되는 매우 사악한 사건이 있었다”고 적었다.
먼저 에스컬레이터 작동 중단으로 자신과 멜라니아가 다칠 뻔했다며 “이는 명백한 사보타주”라고 했다.
이어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것에 대해 농담을 했다’는 영국 매체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그런 짓을 한 사람들은 체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막기 고장에 대해선 “완전히 캄캄했다. 나는 곧바로 ‘와, 처음 에스컬레이터 사건에 이어 이제는 텔레프롬프터 고장까지. 여기는 도대체 어떤 곳이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연설은 엄청난 호평을 받았지만 연설을 마친 뒤 총회장에 연설 음향이 완전히 끊겼다는 말을 들었다”며 “세계 정상들이 통역용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연이 아니라 유엔의 3중 사보타주였다”며 “그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이를 문제 삼으며 진상 조사를 요구했으나 유엔은 “우연한 사고”라며 의도적인 방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