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언론은 백악관 출입금지 위헌소송·취재 보이콧…트럼프는 “3류 광대들”

중앙일보

2026.09.21 17: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라시에 저택에서 만나 회견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라시에 저택에서 만나 회견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과 MS나우, 폴리티코 등 언론사 3곳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자 해당 매체들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주요 방송사들도 백악관 공동취재를 중단하며 가세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언론계의 충돌이 정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CNN과 MS나우,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백악관 출입 금지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출입을 즉각 회복해달라는 긴급 신청도 냈다.

이들 언론사는 소장에서 대통령이나 정부 관리가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사전 통지나 절차 없이 언론의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언론계의 반발은 소송에 그치지 않았다.

ABC와 CBS, NBC, CNN, 폭스뉴스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순번제로 촬영해 국내외 언론에 영상을 제공하는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CNN이 맡을 예정이던 풀 취재를 다른 방송사가 대신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CNN, 폴리티코, MSNOW를 지지한다는 표지가 붙어 있다. UPI=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CNN, 폴리티코, MSNOW를 지지한다는 표지가 붙어 있다. UPI=연합뉴스


방송사들은 “국민은 정부에 관한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특정 언론사의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부가 취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담은 영상 취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22일 뉴욕에서 예정된 유엔총회 연설을 전후로 기존 방송 공동취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당 언론들을 “암처럼 자라난 가짜뉴스”, “3류 광대”라고 비난하며 출입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의 조치가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자신이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보도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언론 보도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 금지 조치를 당한 MS 나우의 기자 본 힐야드가 백악관 인근에서 리포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 금지 조치를 당한 MS 나우의 기자 본 힐야드가 백악관 인근에서 리포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항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자신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인들에 의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와 기성 언론의 오랜 갈등이 한층 격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앞서 AP통신도 백악관 출입을 제한당한 뒤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AP가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과 달리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표기하지 않은 것이 갈등의 발단이 됐다.

미 국방부 역시 출입 기자들에게 비인가 정보 등을 토대로 보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 서명을 요구했다가 이를 거부한 언론사들의 출입을 제한하면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CNN·MS나우·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 금지에 주요 방송사들의 공동취재 거부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계 사이의 갈등이 취재권과 수정헌법 1조를 둘러싼 대형 법정 공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재홍([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