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무기체계기술고도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신형무기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적들에게는 이 현실이 불치의 두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한다면 한ㆍ미 미사일 방어망의 요격 부담이 크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신문은 22일 “미사일총국이 지난 20일 무기체계 기술 고도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신형무기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무기체계의 명칭이나 제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SRBM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현장 모니터에는 ‘화성포-11마-1형 비행궤도’라는 문구가 포착됐다. 화면 상단에는 ‘시간 446.1초, 속도 2146m/s, 고도 35.8㎞, 거리 908.2㎞’라는 비행 데이터도 표시됐다. 오후 6시4분10초쯤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면이다.
북한이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모니터를 통해 미사일의 궤적을 확인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공개한 ‘거리 908.2㎞’는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비행거리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3시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한 뒤 약 3시간 만에 1발을 추가로 쐈다. 두 미사일은 각각 약 450㎞와 600㎞ 이상 비행했다. 다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 성공을 주장하기 위해 텔레메트리 모니터에 부정확한 수치를 표출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은 “이 시험은 의심할 바 없는 첨단 국방기술력의 과시이며 무력 현대화에서의 뚜렷한 갱신”이라며 “적들에게는 이 현실이 불치의 두통으로, 매우 혹독하고 불가피한 세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딸 주애가 김정은과 비슷한 흰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입고 동행한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20일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SRBM으로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저고도 활공 비행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사거리와 탄두부 고도 등 사격 결과까지 공개한 것”이라며 “발사체 날개 형상이 다소 길어진 만큼 저고도에서 도약 및 활공 능력을 향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SRBM을 공개한 건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 번째다.
극초음속 무기는 통상 마하 5 이상의 고속을 유지하면서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에서 활공ㆍ변칙 기동할 수 있어 비행 경로 예측과 요격이 어렵다. 특히 하강 과정에서 다시 상승하는 ‘풀업(pull-up)’ 등 변칙 기동도 가능하다. 이번에 공개된 화성-11마 계열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 발사체에 HGV 형상의 탄두를 결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