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DSX 레디' 프로그램에 합류한 LG에너지솔루션의 'JF2 AC Link' 제품.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팩토리’ 생태계에 합류했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엔비디아의 첫 ‘DSX 레디(DSX Ready)’에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파트너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BESS 파트너로 선정된 곳은 전 세계 3곳으로, 국내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가 AI 전반을 관리하도록 설계한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DSX 레디는 이 AI 팩토리에 사용하기 적합한 제품이라는 일종의 ‘엔비디아 자격 인증’이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의 서버부터 전력, 냉각 인프라 등을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 요건을 충족한 파트너에게만 DSX 레디를 부여한다. 이날 LG전자도 냉각수 분배장치로 DSX 레디를 충족했다. LG의 전력 저장 기술과 냉각 기술이 동시에 엔비디아 생태계에 진입한 셈이다.
DSX 레디는 당장 엔비디아에 BESS를 납품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엔비디아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검토 대상이 되는 생태계 안에 들어갔다는 의미를 갖는다. LG에너지솔루션 외에 BESS 파트너로 선정된 곳은 히타치에너지와 테슬라다.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LG
이번에 DSX 레디 요건을 충족한 제품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JF2 AC Link’ ESS 제품으로,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모듈형 구조라 설치 기간을 단축하면서 데이터센터 증설에 맞춰 용량 확대도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전력 변동이 급격한 특징이 있는데, 이 제품은 전력 제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AI 서버의 급격한 전력 사용량 변화에 맞춰 부하를 완화하거나,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오를 때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압 유지’ 기능이 강화됐다. 또 외부 전력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ESS가 자체적으로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계통형성(Grid-Forming)’기능도 적용됐다.
DSX 레디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은 북미 시장 영향력을 키울 기회라는 의미도 갖는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 생산능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현지 생산을 늘리면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는 미국에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투자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 5개 ESS 생산 거점을 운영하면서 배터리 셀부터 팩, 링크까지 ESS 전반에 걸친 제품을 현지에서 100%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북미 지역에서 5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 내 ESS 시스템 통합(SI) 법인 ‘버테크’를 통해 배터리 설치·운영·유지보수까지 제공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DSX 레디 합류를 통해 북미 AI 데이터센터 ESS 사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180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391TWh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 전무는 “엔비디아가 처음 내놓은 DSX 레디 파트너로 합류한 것은 제품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며 “차별화된 현지 생산 역량과 기술로 AI 인프라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