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실천 유학자 남명 조식을 장편동화로 엮은 '방울과 칼을 찬 선비' 표지. 사진 뜻있는도서출판
조선 최고의 실천 유학자로 손꼽히는 남명 조식(曺植)의 성장 과정과 조선 전기 정치사를 엿볼 수 있는 장편 동화가 나왔다.
경남에 본사를 둔 출판사인 ‘뜻있는도서출판’은 경남의 위인들 시리즈 1호 서적으로 ‘방울과 칼을 찬 선비-조선의 유학자 남명 조식’을 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지은이는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동화 ‘새’로 등단한 김애영 작가다. 김애영 작가는 1998년 여성동아 장편 공모에 당선됐고, 이후 장편소설 『추억 쪽으로 나무들이 서 있을 시간이다』(1998년), 『누가 여우니』(2003년) 등을 낸 중견 작가다. 또 이 책은 팔만대장경 전국예술대전과 경남미술대전 등에서 특선을 차지한 이지숙 작가의 삽화를 넣어 동화적 몰입감을 더했다.
남명 조식은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함께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로 영남학파의 양대 산맥이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1501년 같은 해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다. 이들은 생전에 만난 적은 없지만 다 같이 어지러운 시대를 맑고 의롭게 이끌려 했고 교육을 통해 그 뜻을 실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그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후학들이 세운 곳이 경남 산청 덕천서원(德川書院)과 경북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이다.
특히 남명 조식은 실천적인 학문을 중시하며, 여느 선비와 달리 칼과 방울을 차고 다니며 끊임없이 자신을 경계하며 수양했다. 이번에 출간된 장편 동화에서도남명이 평생 몸에 지녔던 두 가지 물건, 옷깃에 매단 작은 쇠방울 ‘성성자(惺惺子)’와 허리에 찬 칼 ‘경의검(敬義劍)’이 서사의 중심에 놓여 있다. “늘 깨어 있으라”는 방울 소리와 “사사로운 욕심이 내장에 티끌만큼만 쌓여도 칼로 배를 갈라 맑은 물에 씻겠다”는 칼의 다짐, 이 두 가지가 곧 남명 학문의 핵심인 ‘경의(敬義)’ 사상이다.
함경도 단천에서 목격한 백성들의 가난과 관리들의 횡포, 성리대전 한 구절에서 얻은 깨달음, 임금이 몇 번을 불러도 벼슬에 나아가지 않은 결기, 그리고 그가 세상을 뜬 뒤 임진왜란이 터지자 의병장으로 나선 곽재우 등 제자 50여명의 이야기까지 한 인물의 성장 이야기이자 조선 전기 정치사의 파노라마가 이 한 권의 동화에 담겨 있다.
한국선비연구원에서 경남 지역교육청과 학교 공무원들이 선비복장으로 예절교육을 받고 있다. 위성욱 기자
덕천서원에 모셔진 남명 조식의 영정. 중앙 포토
경남에서는 2022년 ‘경남교육청 남명사상 교육 지원 조례’가 제정되면서 남명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는 기틀이 마련됐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육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는 1576년 세워진 덕천서원 외에도 지난 2015년 만들어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남명 사상을 배울 수 있어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옥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청소년기야말로 자기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청소년에게 남명 조식 선생의 자기 성찰과 고민, 그리고 치열한 세계와 대면 자세를 잘 살피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