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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지붕 바꿨더니 ‘2030 놀이터’…신중앙시장도 187억 변신

중앙일보

2026.09.2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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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혁신 전통시장 1호로 공사에 들어가는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의 모습. 사진 서울시

디자인혁신 전통시장 1호로 공사에 들어가는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의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은 지붕을 장착하고 ‘2030 놀이터’로 변신했다. 낡은 아케이드를 걷어내고, 마치 구름 같은 지붕을 만들자 어둡던 시장에 자연광이 들어왔다. 남산을 바라보는 쉼터가 생기고 오래된 점포 사이에는 식당과 카페가 들어섰다. 이 덕에 골목시장은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서울시가 신흥시장의 뒤를 이을 전통시장 만들기에 나섰다. 첫 대상은 중구 황학동 신중앙시장이다. 서울시는 22일 신중앙시장에서 ‘디자인혁신 전통시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총사업비 187억원을 들여 2027년 8월 준공할 예정이다.

새 지붕을 앉힌 신중앙시장. 사진 서울시

새 지붕을 앉힌 신중앙시장. 사진 서울시

1962년 문을 연 신중앙시장은 길이 275m, 4095㎡ 규모다. 도매시장으로 출발한 탓에 물건을 사고파는 데 초점을 맞춰 공간이 구성됐다. 방문객이 머물거나 쉴 곳은 부족하고, 시설이 낡아 비가 많이 내리면 천장 아케이드에서 물이 새기도 했다. 시장 주변의 유동인구도 줄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신중앙시장 일대 길 단위 유동인구는 2022년 127만명에서 2023년 120만명, 2024년 100만명으로 2년 새 약 21% 감소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설계공모전을 열어 요앞건축사사무소와 티씨에이건축연구소의 작품 ‘루프 웨이브(Roof Wave)’를 뽑았다. 작은 골목의 활력이 시장 지붕을 따라 지역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신중앙시장 내부 모습. 사진 서울시

신중앙시장 내부 모습. 사진 서울시

가장 큰 변화는 지붕이다. 낡고 어두운 기존 아케이드는 기둥 등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자연광이 들어오는 반투명 목구조 지붕으로 바꾼다. 목재를 활용해 전통시장의 따뜻한 이미지를 살리고 내부의 개방감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장과 맞닿은 16개 골목에는 출입구 역할을 하는 ‘열린 지붕’을 설치한다. 골목마다 번호 표식도 만들어 길을 쉽게 찾도록 한다.

서울시는 신중앙시장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신당동 떡볶이골목,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를 잇는 ‘동대문-신당 야간관광·상권 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낮에는 장을 보고, 저녁에는 먹거리와 문화 콘텐트를 즐기며 머무는 시장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2030 놀이터가 된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2030 놀이터가 된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의 모습. 사진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

해외에서는 전통시장에 독창적인 디자인을 입혀 도시의 랜드마크로 만든 사례가 적지 않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르크트할은 말발굽 모양의 아치형 건물 안에 전통시장과 주거시설을 결합해 연간 약 700만명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폐업 위기에 놓였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타 카테리나 시장도 물결치는 듯한 화려한 지붕을 설치한 뒤 대표 관광 명소로 되살아났다.

서울시는 신중앙시장을 시작으로 디자인혁신 전통시장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 대상인 서촌 통인시장은 올해 11월 설계를 마치고 내년 2월 착공할 예정이다. 청량리종합시장은 내년 2월 설계공모를 시작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중앙시장은 서울의 제1호 디자인혁신 전통시장”이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오래 머물고 그 활력이 주변 골목상권까지 확산하는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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