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반년 만에 다시 장외로 나가기 위한 예열을 시작했다. 장동혁 대표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장외 여론전을 재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연단에 오른 장 대표는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를 둘러싼 청와대 책임론을 집중 제기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 뒤에 경기·성남 라인과 김현지(청와대 제1부속실장)가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건 이재명과 김현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현지 누나’가 아니라 (강)훈식이 형만 쫓겨났다. 이제 우리는 경기·성남 라인과 현지 누나를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군 지뢰 폭발 사고 등 안보 문제와 검찰청 폐지, 참정권 침해, 농지 전수조사, 부동산 문제 등 국정 현안 전반을 짚으며 “대한민국이란 큰 집의 기둥이 무너지고 지붕에선 물이 새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즉각 재개하고,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국민의힘 의원 109명 중 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당협위원장·지방의원·당원 등 총 1만여명(국민의힘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은 즉각 내려오라”, “재판을 재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 대회를 진행한 건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이 법 왜곡죄 등 ‘사법 3법’을 일방 처리한 이후 반년 만이다. 당 관계자는 “추석 명절 이후 진행할 장외 투쟁의 예행 성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3일 장외 집회를 시작으로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 참사, 부동산 실정, 안보 위기 등 정부의 실정이 도미노처럼 쌓이는 만큼 대국민 여론전이 불가피하다”며 “국민적 호응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했다. 당 사무처도 대규모 인파가 모일 것을 대비해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을 비롯해 여의도, 잠실 올림픽공원, 강남역, 서초역 부근 등 총 6곳에 집회 신고를 넣어둔 상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견제 포석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의원이 ‘김승원 저격수’로 주목도를 높인 만큼 포스트 개각 정국에서 장 대표가 지지층 결집을 토대로 존재감을 키우려는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다음 달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이재명 정부의 실책을 조명할 기회인 만큼 장외 집회를 계속해 열기보다는 원 포인트 성격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그러나 “거리로 나설 경우 득보단 실이 더 클 것”이라는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국민의힘의 청와대 도보 행진 당시에도 ‘윤 어게인’ 세력과 강성 보수 유튜버가 몰리며 장외 투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는 등 역효과를 경험한 까닭이다. 22일 국회 집회 현장에서도 일부 강성 지지층이 부정선거 관련 깃발을 설치하려다 당 관계자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부동산, 농지 전수조사, 인사 참사 등 개별 이슈를 국정감사 등을 통해 다루는 형식이 더 효과적”이라며 “강성 중심의 장외 투쟁을 하다가 당내 분란이 커지며 투쟁 동력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