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같은 집에 있던 2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을 입고 구조됐다. [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확률이 큰데도 정부 지원 대상에선 빠졌던 주택에 정부가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보급을 확대한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공동주택에는 자동확산소화기를 설치한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노후주택 화재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22일 7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부산 아파트 화재로 아동 4명이 숨진 이후에도 올해 서울 은마아파트와 은평구 연립주택 등에서 인명피해가 이어지자 정부가 내놓은 화재 피해 예방 대책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한 아파트 5층에 있는 70대 A씨 집에서 불이 나 A씨와 누나(70대)가 숨졌다.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
설 연휴를 앞두고 불이나 70대 남매가 숨진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13일 화재 경위를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2027년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공동주택을 전기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한다. 전기배선뿐만 아니라 콘센트·멀티탭 과부하 등 전기화재 위험요인까지 점검한다.
또 전기·소방 합동점검체계를 2027년 마련하고, 현재 물류창고·전통시장에 적용하는 차단기 설치 의무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주택에 확대·적용한다.
노인·장애인·아동 등이 거주하는 화재취약가구에는 연간 1만4000세대 규모로 가스 타이머 콕 설치를 지원한다. 노후 LPG 고무호스의 금속 배관 교체 사업 대상도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확대한다.
더불어 스프링클러 등이 없는 화재취약세대(453만세대)를 비롯해 일반 세대(444만대)까지 총 897만 세대에 연기감지기를 보급한다. 주택 화재 사망자의 72%가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으로 숨지는 상황에서, 화재를 조기에 알리는 장치를 보다 많이 보급한다는 취지다.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는 개당 약 8000원으로 설치가 간편하고 85㏈의 경보음을 발생시켜 화재 위험을 전파할 수 있다.
조덕진 행정안전부 사회재난실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서울 3만9000가구에 자동확산소화기
황순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국장이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등 소방시설 보급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초기 진압을 위한 자동확산소화기도 확대한다. 화재 시 자동으로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장치로 대당 약 3만원이다. 올해 서울지역 3만9000가구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7년 지방정부 연계 사업을 거쳐 2028년부터 국비를 지원해 전국으로 확대한다.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설치에 활용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관련 근거도 마련하고, 스프레이형·투척용 등 휴대용 소화용품 보급도 늘린다.
이 밖에도 정부는 노인·장애인 등 피난 약자가 화재 발생 사실과 피난방법을 신속히 안내받을 수 있도록 119안심콜 가입을 확대한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피난시설 위치·이용법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플랫폼을 2028년까지 구축한다. 소방훈련지원센터와 연계한 입주민 합동훈련과 컨설팅도 9월 실시하고, 피난시설 물건 적치 등 방해행위에 대한 불시점검과 신고·포상제도도 활성화한다.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과제별 추진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반복되는 노후주택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 위험 요인은 미리 줄이고,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알리고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