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도쿄의 신주쿠역 인근에서 태풍 두쥐안이 동반한 강풍에 우산이 뒤집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형 태풍 ‘두쥐안’이 일본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고 대규모 정전과 교통 마비가 이어졌다. 일본 당국은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주민 약 200만명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22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두쥐안은 전날 오후 도쿄와 이즈 제도 주변 해상을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며 일본 태평양 연안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 왔다.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194㎞에 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단기간 동안 한 달 평균 강우량을 웃도는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에 각별한 경계를 당부했다.
현재까지 태풍으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바현 소데가우라시에서는 산사태 현장의 잔해를 치우던 50대 남성이 중장비와 함께 대나무 숲으로 추락해 숨졌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는 6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린 뒤 자택에 매몰돼 사망했다.
21일 일본 지바현 이치카와에서 폭우에 잠긴 도로에서 한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밖에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4명이 실종돼 현지 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 당국은 도쿄와 지바·가나가와·시즈오카·사이타마·이바라키현 등 6개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나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 주민 약 200만명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강풍과 폭우로 대규모 정전도 발생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4분 기준 지바·도치기·시즈오카·가나가와현 등 4개 현에서 약 4만908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철도와 항공편 운항도 잇따라 차질을 빚었다.
JR동일본이 운영하는 소부선과 우치보선, 소토보선 등이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하거나 일부 열차 운행을 취소했다. 항공편도 수백편이 결항됐다.
도쿄 도심과 나리타공항을 연결하는 열차 운행까지 중단되면서 전날 밤 일본에 도착한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5일간의 연휴 기간에 태풍이 일본을 덮치면서 주요 행사도 잇따라 취소됐다. 일본 최대 규모 음악 축제 가운데 하나인 ‘록 인 재팬’ 일부 공연과 도쿄게임쇼 일정이 취소되는 등 여행객과 행사 참가자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22일 일본 지바현 사쿠라시에서 태풍 두쥐안이 몰고 온 폭우로 잠긴 도로에서 구조대원들이 고무보트를 끌고 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상 외교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영향으로 출발이 약 4시간 늦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오후 11시께 전용기를 타고 하네다공항을 출발했다.
일본 기상청은 두쥐안 접근에 앞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이 예상된다며 최고 수준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후 일부 기상 경보가 하향 조정됐지만 태풍이 일본 태평양 연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어 폭우에 따른 산사태와 침수 등 추가 피해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두쥐안은 올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25번째 태풍이다. 일각에서는 평년보다 높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태풍의 발달과 강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이 공급받는 에너지와 대기 중 수증기량이 늘어나 강풍과 폭우가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