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전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검찰에 송치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22일 “경찰의 송치 결정이 내려진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정 전 회장은 “수사 과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진행한 점을 충실히 설명했다”며 “이사회를 속일 이유도 없고, 속인 사실은 더더욱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경찰의 송치 결정이 내려진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검찰 등 추가 수사 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되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도 이번 송치 결정에 대해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보다 명확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며 경찰의 이번 송치 결정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건으로 법적인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서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진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축구협회 임원진 3명을 검찰에 넘겼다.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감독 선임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만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심의 안건 자료에 허위 내용을 기재·배포했다고 봤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대한축구협회에 향후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그런 요청이 있었던 것처럼 문건에 적었다는 취지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과거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미 있었던 만큼,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보이려 하려는 ‘공동의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전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나 이사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경찰은 정 전 회장과 전력강화위원 등 관련자 60여명을 조사했다. 지난달 6일에는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을 압수수색 해 당시 전력강회위원회 회의록,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앞서 종로경찰서는 홍 전 감독이 선임된 지난 2024년 7월 정 전 회장 등에 대한 고발을 8건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약 2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6월 수사 지연 이유에 대해 “행정소송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직후 여론의 비판이 커지자 지난 7월 1일 사건을 통합해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했고, 약 두 달 반 만에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