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에게서 태어난 10대 A군은 친부모의 양육이 어려워 2010년부터 가정위탁 보호를 받고 있다. 가정위탁은 친부모의 질병·학대 등으로 직접 키우기 어려운 아동을 국가가 인정한 위탁가정에서 보호·양육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그런데 최근 A군에게 매달 지급되던 양육보조금이 56만원에서 45만원으로 줄었다. 거주지가 서울에서 경기도로 옮겨졌다는 이유에서다. 아동의 보호 필요성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사는 곳이 바뀌면서 연간 지원액이 132만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가정위탁 보호를 받는 아동에게 지급되는 각종 지원금이 거주 지역에 따라 월 수십만원씩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 가정위탁 아동의 양육보조금은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전남·광주 통합 미반영)에서 최대 월 26만원 차이가 났다. 서울·인천·전북은 복지부 권고액인 월 56만원을 지급했지만, 부산은 30만원에 그쳤다. 연간으로 따지면 최대 312만원의 격차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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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예산으로 전환 “우선 순위에서 밀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가정위탁 보호를 받는 아동은 9355명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액이 지역별로 나뉘는 건 해당 사업이 2005년부터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실상 연령에 따라 7세 미만엔 월 34만원 이상, 7~13세는 45만원 이상, 13세 이상은 56만원 이상 지급하도록 권고만 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지급액은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아동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지원액을 늘리도록 한 권고를 따르지 않는 지자체도 적지 않았다. 부산은 연령과 관계없이 월 30만원, 전남은 34만원, 울산은 42만원을 일괄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예산 부담을 이유로 든다. 익명을 요청한 지자체 관계자는 “양육보조금을 올려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지만, 지자체 대부분이 예산 편성 문제로 권고 수준을 지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한 사회복지사는 “아동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만큼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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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자립 보장 위해 국비 지원 확대”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초록우산 가정위탁 전시회. 사진 초록우산
이러한 지역별 불균형은 아동복지전문기관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초록우산이 전국 160개 지자체를 조사했더니 양육보조금 권고 기준을 준수한 곳은 서울·인천 등 15곳에 불과했다. 1인당 500만원 지급을 권고하는 대학진학자금 기준을 지키는 곳은 울산 등 두 곳뿐이었다. 대전·세종을 비롯한 8곳은 대학진학자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았다. 신규 위탁 가정에 100만원을 지급하도록 권고한 아동용품구입비를 전혀 주지 않는 곳도 95곳에 달했다.
구준선 초록우산 옹호사업본부 대리는 “지역마다 지원 수준이 달라 적합한 위탁가정이 있어도 아동을 보내지 못하고 결국 시설 보호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가 재정을 책임지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의원은 “복지부가 권고기준을 제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별 지급 실태를 점검하고 격차를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양육·자립 지원은 전국 어디서나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될 수 있도록 국비 지원 확대와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