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콩주머니 던지기’ 활동 중 다친 초등학생의 학부모가 2년이 지난 뒤에 당시 교사를 형사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교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의 고의 중과실이나 고의가 없다면 책임을 묻지 않도록 교원 면책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에 따르면, 퇴임 교사 A씨는 지난 6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B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고소당해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2020년 교직에서 정년퇴임한 A씨는 사건 발생 당시인 2024년 6월 서울 금천구 한 초등학교에서 시간강사로 4학년 학급의 임시 담임을 맡고 있었다. 당시 A씨는 1교시 정규수업 시작 전 가볍게 학생들의 몸풀기를 위해 교실에서 콩주머니 던지기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A씨 지도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콩주머니를 천장으로 던지고 받는 활동을 했고, 이 과정에서 B학생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학생은 당시 무릎 슬개골 탈구 등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학부모 측은 고소장에서 A씨가 학생 안전을 보호할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부적절한 활동을 지시함으로써 학생에게 중대한 상해를 발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사고로 인해 B학생이 6주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통증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A씨는 당시 학생들에게 충분히 주의사항을 안내했고 사건 발생 후에도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반박했다. A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지 않으면 콩주머니를 천장에 닿을 정도로 높이 던지는 등 장난을 치는 아이가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주의를 준다”며 “당시에도 ‘두 손으로 30㎝ 정도만 던지라’고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등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이번 사건으로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외부 교육활동 중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교사들이 처벌받거나 손해배상 책임을 진 적은 있지만, 교실 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학부모에게 형사고소당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다른 선생님들도 교육활동을 하다 언제, 어떻게 책임질 일이 발생할지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원단체들도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교육활동 중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까지 교사에게 묻는다면 신체활동이나 체험학습, 실험·실습 등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 없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의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교사 개인이 감당하지 않도록 기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면책 기준을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