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27% ‘법 위반 의심’ 나오자…송미령 “안 팔리는 땅은 정부 매입 검토”
중앙일보
2026.09.23 00:41
2026.09.23 00:58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2일 오후 충남 홍성 문당환경 정보화 마을을 찾아 농지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농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맹지나 조건이 불리해 사적으로 거래하기 어려운 농지를 정부가 농지은행을 통해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23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생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사적 거래가 안 된다면 농지은행을 통해 정부가 매입할 수 있는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거래가 어려운 농지가 방치되는 일을 막고 농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송 장관은 사인 간 농지 임대차와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지 거래 이음’ 시스템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인 간 농지 임대차나 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사적 거래가 어려운 농지의 임대와 매매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상속 농지에 대해서도 계속 소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상속 농지도 계속 소유할 수 있다”며 “1ha까지는 임대가 가능하고, 1ha가 넘는 부분은 농지은행을 통해 임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농지법 개정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송 장관은 “30년 전에 시행된 농지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법 의심 사항이 27%나 나온 것”이라며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현실에 맞게 농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잘못된 이야기에 묻혀 장점은 잘 드러나지 않고 두려움을 가진 것 같다”며 “전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대에 맞는 농지 제도로 재편하고, 우리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농지 임대차를 정식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에 지주 명의로 농사를 짓던 이른바 ‘그림자 농부’가 본인 명의의 정식 농업인으로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와 관련해서는 “30만㏊ 정도인데 의심된다는 것이지 법 위반이나 처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농지 제도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지시한 이후 같은 해 5월 처음 시작됐다.
농식품부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기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가운데 약 27%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송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출연을 문제 삼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김선교·이양수·강승규·이성권·이상휘·조승환·김용태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농정의 최고 책임자인 장관이 여당 홍보매체에 나가 민주당 대표와 웃고 대화를 나누며 변명만 늘어놓는 것이 과연 농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처신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송 장관의 민주당TV 출연을 두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농정 책임자가 여당 홍보매체에 출연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관련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송 장관은 더 이상 농민과 농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농식품부 장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농협법 개정 논란과 농지 전수조사,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어 “농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대통령과 여당의 정책을 앞장서 방어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송 장관은 농정에 대한 신뢰를 이미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는 농민과 농촌의 신뢰를 회복할 자격도, 농정을 이끌 동력도 없다”며 송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