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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북핵 중단 거쳐 ‘핵 없는 한반도’ 나아갈 것”

중앙일보

2026.09.23 08:01 2026.09.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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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과 호르무즈해협 안정화를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동시에 제시했다. 한반도 문제에선 ‘페이스메이커’를 자임하고, 중동 문제에선 전쟁 개입에는 선을 긋되 상선 보호와 에너지·물류 공급망 안정에는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멈춰 있던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8·15 경축사에서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대화를 제안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을 ‘관련국’으로 직접 언급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중단→축소→비핵화’의 단계적 해법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제시한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의 맞교환 구상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의 역할로는 다시 ‘페이스메이커’를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길을 열고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미가 협상에 나설 경우 한국이 대화를 촉진하고 평화체제 논의를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북한 대표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호르무즈 문제에선 ‘건설적 기여국 연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와 홍해의 해상 봉쇄가 에너지와 물류를 위협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나라들이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호르무즈 기여 요구에 대해 직접적인 전쟁 지원보다 선원 안전과 통항 보호, 공급망 안정 등을 앞세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에도 “전쟁 개입은 하지 않는다”며 파병에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 상선 보호를 위한 청해부대 임무 강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상선 보호와 통항 안전을 명분으로 청해부대 역할을 확대할 여지는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선 북·미 대화의 촉진자, 중동에선 제한적 기여국이라는 한국의 두 역할을 제시한 셈이다.





오현석.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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