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유시민과 미디어오늘이 논하다 - 비평의 품격과 언론의 책임'이란 이름의 유튜브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유시민 작가. 방송 캡처
친노무현 계열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에도 연일 반기를 들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자중하란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통합’을 10번 언급한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유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나와 “그런 말로 수습할 수 있는 국면은 지나갔다”며 “별로 의미 없는 말”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대통령이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한 것을 두고서다.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고 ‘뼈노(뼛속까지 노무현)’를 자처해온 유 작가는 친문 강성 지지층을 대변하는 여권 스피커다. 대선 국면까지 이 대통령을 지원했던 그는 지난 7월 이재명 정부의 보수 확장 기조에 ‘필패론’을 제기하면서 진영 내 반(反)이재명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발언의 진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뉴이재명’ 지지층이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라는 멸칭을 써 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유 작가는 지난 20일 탁현민 전 청와대(문재인 정부 ) 의전비서관의 유튜브에서 이들을 “신발 속 돌멩이”에 빗대며 “그것(신발 속 돌멩이)이 대통령을 몹시 고통스럽게 만들어왔지만 대통령이 진단을 있는 그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22일 방송에서도 “그 멸칭을 만들어내고 돌을 던진 것은 이 대통령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며 “지금까지 일방 폭행이었는데 대통령이 쌍방 폭행으로 간주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선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23일 ‘민주당TV’ 유튜브에서 “가만히 생각하니 좋은 말”이라며 “원래 돌멩이가 바위가 된다”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박선원 최고위원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이재명 성남시장은 차이이고 차이면서 단단한 바위가 돼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2016년 X(엑스·옛 트위터)에 “나는 밟히면 또 자라는 살아있는 돌멩이, 커지고 또 자라 언젠가 차는 발 뭉개주는 바위가 될 것”이라고 한 걸 언급한 것이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당 최고위에서 “검찰 개혁을 두고 국민을 속였다고까지 표현했다. 속였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부족함에 대해 인정과 사과를 했고, 갈라치기는 적정하지 않다는 큰 방향을 이야기했다”며 “유 작가가 바뀐 국면에 맞게 입장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 윤건영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이) 정청래 전 대표한테 전화하고, 노무현 대통령 평전을 의원들에게 주고, 광의로 해석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해외순방 전에 전화하고 하는 게 그런(단합의) 액션”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충청권 의원은 “이 대통령이 화합의 손을 내밀었는데, 당이 단합해도 시원찮을 판에 유 작가는 본인의 기득권을 되찾기 위한 ‘21세기 노론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 의원은 “팬층이 두터운 유 작가가 도가 지나친 언어를 쓰며 분열을 격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통합 시도가 늦었다는 문제의식은 일견 공감된다. 결국 지지층의 신뢰를 천천히 되살리는 게 지지율 반등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