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개각 국면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주도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김승원 낙마 사태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의원 109명보다 한동훈 의원 한 명이 더 잘 싸웠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며 “장동혁 대표가 강조해오던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과 잘 싸우는’ 조건을 외려 한 의원이 몸소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신약 청탁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공론화한 한 의원의 공세는 김 후보자 낙마에 결정타를 날렸다는 평가다. 한 의원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가 지명된 지 하루 만에 신약 청탁 의혹을 처음 제기했고, 청탁 브로커 양모 씨와의 사적 관계, 김 후보자 기소유예 처분 관련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 의혹 등 ‘1일 1폭로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 메시지를 하루 40~50개씩 올리며 메시지 물량 공세도 폈다. 지난달 30일 이후 23일간 한 의원이 올린 김 후보자 관련 공세 메시지만 755개에 달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의원이 자칫 쉽게 흐를 수 있었던 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불법 청탁, 독극물 로비, 오빠 로비 의혹을 제기해 국면을 바꾼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각 국면 직전만 하더라도, 취임 1년을 맞은 장 대표와 정치적 대척점에 섰던 한 의원의 정치적 공간은 그리 넓지 않았다. 장 대표는 2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한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내가 대표로 있는 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후보자 낙마로 주가가 오른 한 의원은 최근 보폭 넓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 의원은 추석을 앞두고 장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109명 전원에 손편지와 추석 선물을 보냈다. 한 의원이 18일 발의한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위한 선관위법 개정안에는 윤상현·한기호·김성원·권영진·조은희 등 국민의힘 의원 20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 낙마 반작용으로 한 의원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 수위는 더욱 세졌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의혹 폭로 과정에서 검찰 수사 자료가 한 의원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불법 유출은 끝까지 밝혀낼 것”(김의겸), “무관용 원칙으로 단죄”(한민수), “이제는 한동훈 차례”(김병주) 등 협공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김동아 의원은 한 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및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까지 발의했다. 한 의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복당도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한 의원에 대한 당내 주목도는 높아졌지만, 당 일각의 ‘한동훈 비토론’은 여전한 탓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의원의 공격력은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폭로전 속에 하루 수십 개의 메시지를 올리는 한 의원에 대한 피로도도 커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