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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인데 못받은 임금 1000만원”…연휴가 더 서러운 일용직

중앙일보

2026.09.24 14:00 2026.09.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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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의 한 대기업의 공사 현장에서 한 달 반가량 일한 건설 노동자 A씨(49)는 임금과 실업급여 등을 합쳐 약 600만원을 받지 못했다. 근로계약서 내 노동시간에 따른 일당 일부는 물론, 회사 사정으로 일을 쉬게 된 날의 휴업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A씨는 “명절에는 돈 쓸 일이 더 많아지는데 임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빠듯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8일 해당 업체를 상대로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한 상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9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9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2. 일용직 건설 노동자 B씨(57)도 약 1000만원의 임금체불 상황에 놓여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고, 사업주의 고용보험·퇴직공제 신고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B씨는 “현장에서 일하려고 밥값과 숙소비 등 경비로만 수백만원을 썼는데, 정작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했다”며 “추석을 앞둔 상황에서 일당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석 명절 앞 임금체불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달 31일까지 ‘임금체불 집중 청산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문제를 겪는 노동자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근로 내역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실업급여·산재보상 등 권리구제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대지급금(사업주 대신 국가가 내주는 일정 범위의 임금)을 지급해 노동자들이 체불 임금을 추석 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말까지 근로복지공단의 대지급금을 받은 이들은 약 7만5000명으로, 지급 규모는 47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체불임금을 사후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주의 근로 내역 미신고 등이 임금체불을 넘어 실업급여나 산재보상 등 다른 권리를 구제받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8월 3일 경기 화성시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8월 3일 경기 화성시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여러 현장을 옮겨 다니는 일용직의 특성상 사업주가 제때 신고하지 않으면 사후에 이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실제 한 건설사업장에서 일했던 일용직 노동자 2명은 지난달 27일 각각 무릎과 손목 질환으로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하려 했으나, 마지막 근무 현장을 기준으로 관할 근로복지공단에서 근무 이력이 조회되지 않는 일을 겪었다. 이들은 산재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임금명세서 미지급과 퇴직공제 미신고, 4대 보험 미가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문제 발생 이후에도 노동자가 실제 사용자와 고용관계 등을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건설 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는 근로자성 판단과 불법 하도급 여부에 대한 조사가 서로 다른 기관에서 이뤄져 권리구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소 노무법인 HRS 노무사는 “추석처럼 연휴가 길어지면 일용직 노동자는 일감이 끊기는 기간도 길어져 임금체불로 인한 부담이 더욱 커진다”며 “근로자성 판단은 고용노동부, 불법 하도급 조사는 국토교통부로 나뉘어 있는 만큼 관련 조사 절차를 개선해 권리구제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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