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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연임 안 한다”는데…“개꿈” “물타기” 反개헌 뭉친 野 속내

중앙일보

2026.09.26 14:00 2026.09.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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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단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김태년 단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개헌 논의에 참여하는 조건이 뭡니까.”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개헌추진단장은 최근 복수의 국민의힘 중진 의원을 만나 어떻게 하면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참여할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9월18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직전의 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 국민의힘이 개헌 참여할 수 있느냐”도 김 단장의 질문 중 하나였다. 여당의 이런 접근법을 알게 된 국민의힘 지도부의 답은 ‘노(No)’였다. “이 대통령 재임 중에는 개헌은 되지도 않는 소리”라는 게 지도부의 반복된 입장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연임 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고, 민주당은 이틀 뒤 개헌추진단을 공식 출범한 뒤 ▶5·18민주화운동·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정치 제도 개선 ▶기본 사회와 사회적 기본권 개념의 헌법 반영 ▶권력 구조 개편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2027년 상반기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라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그러나 “개헌 논의에 앞서 중임 또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하라”(4월7일 장동혁 대표)거나 “이 대통령이 연임 포기와 재판을 받겠다는 선언을 한다면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지난 9일 김은혜 정책위 부의장)며 전제 조건을 걸던 국민의힘은 조건이 성취되자 오히려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도부는 물론, TK 중심의 당 주류, 친한동훈계 까지 모두 부정적 기류다.

이유가 뭘까.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21일 “범죄 의혹 덩어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자 민주당이 돌연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여론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얄팍한 ‘물타기 꼼수’”라고 규정했다. 한 지도부 인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개헌은 대통령 임기 말에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돼왔는데 대통령 임기가 1년 갓 지난 상황에서 개헌에 조바심을 나타내는 상황”이라며 “의심과 반감을 키우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면 전환용 카드란 의심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뉴스1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발언은 “믿을 수 없다”고 치부하고 있다. 5선 나경원 의원은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국민이 원한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 같은 워딩을 쓴다”며 “‘연임 안 한다’고 하면 되는데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4선의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헌이란 개꿈에서 깨어나 민생에 집중하라”고 적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20일 기자들과 만나 “인사 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는 안 하고 어물쩍 국면 전환을 하려는 거 같은데 꿈 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에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한 의원의 복당 문제가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개헌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한 의원이 김승원 후보자 낙마를 통해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개헌 이슈로 자칫 복당 문제가 가려질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4차 공판이 열린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4차 공판이 열린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당 지도부는 개헌 논의가 여권발 정계 개편을 촉발할 가능성도 경계한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는 186석의 범여권(민주당161석) 의석에 더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에서도 최소 14명이 이탈해야 가능하다. 한 지도부 인사는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개헌 이슈로 국민의힘을 갈라치기할 것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고 했다. 장 대표도 최근 참모진에 개헌 이슈와 관련해서는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다만 아직 소수이지만 장 대표와 한 의원이 모두 마뜩찮은 중진들 사이에선 개헌론이 꿈틀대고 있다. 4선의 김태호 의원은 21일 통화에서 “민주당이 개헌 의제와 방향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개헌안에 무조건 불참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초 이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 ‘분권형 개헌’에 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었다. 6선 조경태 의원도 “연임 문제가 계속 걸린다면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제외하고 다른 부분부터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김규태.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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