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칼럼- "리틀보이 & 팻맨"
세계 제2차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 8월6일 새벽 미 폭격기 B-29가 살며시 일본 히로시마(廣島)상공에 나타난다.그리고는 9천m 고공에서 길이 3m에 지름 70cm,무게 4.4t짜리 폭탄 딱 한 개를 투하하고 황급히 사라진다.
곧 태양보다 밝은 듯한 섬광을 번쩍이며 폭발, 높이 10km가 넘는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오른다.
히로시마는 섭씨 30만도 이상의 초열지옥으로 변하고 거대한 열폭풍으로 순식간에 완전 잿더미로 변한다.
사망자만 무려 9만여명에 13만여명이 부상했다.
사망자중 수만여명은 흔적도 없어 시체도 찾지 못했다.
'리틀보이(Little Boy)'로 명명(命名)된 최초의 원폭이 그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이후 부상자들도 열상과 방사능 오염으로 속절없이 죽어갔다.
나머지는 평생 원자병에 시달리고.
사흘 뒤인 9일 일본 나가사키(長崎) 상공에 나타난 B-29는 다시 한 번 죽음의 원폭 '팻맨(Fat Man)'을 투하한다.
3만여명이 소리없이 죽었고 역시 도시 전체가 공동묘지로 변한다.
5만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후 그들도 처절하게 죽어갔다.
이기준 <논설위원>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도 36년간 일제의 간악했던 마수에서 벗어났다.
요즈음 미주 전역의 매스컴들이 온통 북핵(北核)문제로 떠들썩하다.
핵무기란 그만큼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선진국들은 과거에 비해 수만배 위력의 핵무기들을 개발해놓고 있다.
일본에 투하된 것은 이미 원시 핵무기일 뿐이다.
이에 미주지역 교민들의 최대 관심사 역시 북한 핵무기 보유 여부다.
그런데 의외로 교민중 대다수가 북한이 아직 핵무기는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지금껏 고국 정부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단언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도 원인일 것이다.
미국의 생각은 어떨까. 미국은 북한이 이미 2∼3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CIA와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단언하고 있다.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핵무기는 우라늄(U)235나 플루토늄(Pu)239가 주원료다(히로시마의 리틀보이는 우라늄 원폭,나가사키의 팻맨은 플루토늄 원폭이었다). 우라늄235는 천연우라늄238을 고농축 정제해서 얻는다.
북한은 우라늄광산이 풍부해 황해북도 서흥과 평남 성천에 무려 2천6백만t이나 매장돼 있을 정도다.
반면 플루토늄은 원자력 발전 원료로 사용된 우라늄을 재처리해서 얻는다.
핵폭탄은 이 우라늄 고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플루토늄을 얻는 과정이 어려울 뿐 폭탄제조는 별로 힘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이를 폭탄용기에 담아 고폭장치와 뇌관을 설치하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이전 이미 12~15kg 정도의 플로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핵무기 2기 정도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후 IAEA(국제원자력기구)사찰단 감시로 더이상 플루토늄 추출이 어려워지자 이를 비밀 지하장소로 옮겨 꾸준히 핵무기를 개발해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IAEA가 플루토늄 추출만 감시하는 사이 한편으론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까지 개발해온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농축 우라늄은 전부터 30kg 이상을 확보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핵폭탄 3개 정도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핵실험 전단계인 고폭실험을 지난 83년부터 70여차례나 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99년4월 망명해온 황장엽(黃長燁)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김덕홍(金德弘)씨는 "북한이 우라늄 핵무기를 이미 개발해놓았다"고 폭로한 바도 있다.
다만 북한은 아직 핵실험 사실은 없다.
따라서 20kt급 정도의 조잡스런 원시 핵무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따라서 히로시마의 리틀보이와 나가사키의 팻맨처럼 완벽하게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편 이런 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할 수도 있다.
발사 뒤 목표지점에서 설령 제대로 폭발하지 않더라도 그 일대는 방사능에 오염돼 죽음의 지대로 변할 수도 있다.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와 비슷한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좌우간 북한 핵무기에 즈음해 과거 미국의 원시 핵무기인 리틀보이(꼬마)와 팻맨(뚱보)은 그 모양이 어쩌면 그리도 김정일(신장 165cm,체중 90kg)을 연상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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