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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에 찾은 평생 직장 "기술이 밑천이죠"

냉동·냉장 기술자 데이브 이씨

자격증 따기 위해 2년 투자…이론보다는 실기 더 중요
애프터서비스로 신뢰…단골고객 40~50곳 되면 안정


여전히 실업률은 높다. 100세 시대를 맞았지만 젊은 세대에 밀려 조기은퇴의 압박은 더해간다. 그게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전업을 꿈꾼다’. 평생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벌이. 거기에 좋아하는 분야의 일이라면 금상첨화다. 16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온 데이브 이(53)씨는 40대 후반에야 평생직장을 찾았다. 바로 냉동ㆍ냉장 기술자다. 완전히 전업한지는 4년. 이씨는 현재 그의 일에 그리고 그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전업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사무직으로만 일하던 그에게 미국땅은 녹록하지 않았고 지난 10년간 모텔 관리일, 친척이 운영하고 있는 봉제공장에서 배달일 등을 하며 이민생활을 해나갔다.

그러던 그가 냉동냉장기술을 배우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6년여 전이다. 이씨는 자본이 필요없는 직종을 택해야 했다. 그나마 전기공학과를 나온 것도 이 일을 택하는 도움이 됐다.

이씨는 “맞벌이하던 아내가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해줬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2년간 공부하며 조금씩 경험을 쌓아갔다. 그 기간 돈벌이는 못한 셈이다”며 아내에게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물론 투자와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짬짬이 아내와 좋아하는 캠핑을 즐기는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부품을 파는 스토어가 문을 여는 오전 7시면 일을 시작한다. 에어컨디션 일의 경우 지붕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땡볕에서 몇 시간씩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일을 시작해 끝내는 편이다. 일찍 시작하는 만큼 오후의 여가는 그의 몫이다. 이씨는 “크게 돈이나 사업을 불릴 게 아니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이 안정권에 접어들기까지가 쉬운 것은 아니다.

◇이론이 아닌 실기를 배워라

그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2년이란 시간을 투자했다. 냉난방가스(EPA)와 냉난방공조시설(HVAC) 자격증을 따기 위해 기술학교에 다녔다. 시험은 이론시험이다. 이씨는 “시험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기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어차피 취직을 하기도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며 “실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에 들어가 경험을 쌓으면 좋겠지만 한인업체 중에서는 누구를 고용할 만한 규모의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경력을 쌓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공고를 나오거나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기술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4~5년 정도 된 기술자들의 연 2만5000~3만5000 정도를 받는다. 기술이 좋아 매니저급이 되면 7~8만 달러로 연봉이 뛴다고 전했다. 한인 밑에서 일하면 3만5000~4만 달러 정도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남의 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기가 직접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 비즈니스를 할 때는 한 달에 2000달러를 못 벌 때도 있다.

◇기술과 신뢰가 밑천

그는 자본금 없이 시작했다. 맨손으로 시작한 셈이다. 3000~5000달러를 들여 기본적인 도구만을 구입했다. 돈이 모이면 500~600달러 하는 장비를 하나씩 구입했다. 이씨는 “오피스나 창고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자본금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다”며 “기술이 밑천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직업을 40~50대에 시작해도 좋을 직업으로 꼽았다.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머릿속에 든 것을 가지고 하는 거다. 업데이트 되는 기술은 조금씩 익혀 나가야겠지만 크게 원리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 하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가 기술 다음으로 중요한 여기는 요소는 신뢰를 쌓는 일이다.

그는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고쳐줘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고친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애프터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 그렇게 신뢰가 생기면 점차 단골 고객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비즈니스를 하는 단골고객이 40~50곳 정도만 돼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을 넓게 잡지 말라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지 않는 것이 지혜롭다고 이씨는 전했다. 한마디로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얘기다. 어바인 남쪽에 있는 앨리소 비요에 살고 이씨는 그 인근 지역만 커버하는 편이다. 만약 전화가 와도 인근 기술자를 찾을 것을 권한다.

이씨는 “100~150달러 벌기 위해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곳까지 가서 일을 하면 여러 가지 면에서 손해”라고 말했다. 특히 먼 곳에서 일을 하면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는 것은 더 쉽지 않고 애프터 서비스가 제대로 안 되면 당연히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건축기술 자격증 취득은

LA한인타운 인근에는 4~5개의 건축기술 면허자격 공부를 할 수 있는 기술학교가 있다.

건축기술 자격증에는 크게 제너럴 A와 B가 있는데 한인들이 주로 따는 자격증은 제너럴 B다. 세부적인 스페셜 기술 자격증은 C로 분류되는데 전기, 플러밍, 페이트, 냉장ㆍ냉동 등 43개 종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데이브 이씨가 냉장·냉동수업 강사로 있는 가주건축기술직업학교의 피터 오 원장은 “최근에는 여성들도 많이 와서 배운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7:3 정도”라며 “이외에도 수강생 중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양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이들 찾아 온다. 또 부동산 에이전트나 관리자들도 경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배워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스킬을 요하는 핸디맨의 경우 따로 자격증을 딸 필요가 없다. 오 원장은 “대신 법적으로 500달러 미만의 일만을 맡아야 한다. 헬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 일당은 120달러 정도 시작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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