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부모가 해야 할 유치원 입학
준비백이숙
소셜워커·심리치료사
매년 개학을 앞두고 학용품과 옷 등의 할인 광고와 더불어, 미국 커뮤니티 신문 및 주요 일간지에서 꼭 다루는 기사가 있다. 그것은 처음으로 엄마 품을 떠나 학교에 가는 다섯 살 유치원생들과 그 부모들을 격려하며, 그들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제언들이다.
장래에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며, 또한 이 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유치원생의 입학을 관심 있게 지켜 본다. 이렇게 어린이들과 교육에 큰 관심을 두는 것이 미국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유치원 교육
한인사회도 교육열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다수의 한인들이 자녀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살펴 보면 자녀교육보다 자녀의 성공에만 중점을 둔다. 이것이 바로 지난 50년 동안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그와 대등한 도덕 및 정신 문화의 성장을 이루지 못한 한국의 문화이다. 그래서 유치원생들을 둔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기본적인 도덕과 매너보다 알파베트를 열심히 가르치며 남보다 빨리 영어와 한글을 깨우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미국 공립학교 유치원 교육은 단순하게 규칙과 매너를 배우는 것에서 끝난다. 대부분 유치원 선생님들은 주 단위로 유치원생들 하나 하나에게 중요한 일들을 맡긴다.
매일 아침 서무실에서 출석부를 가지고 오는 학생, 줄 설 때 리더가 되는 학생, 날씨와 달력을 체크하는 학생, 체육관이나 특별활동하러 갈 때 모든 학생들이 교실을 나올 때 까지 문을 잡고 있는 학생, 교실 불 끄는 일을 담당하는 학생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함께 사는 것을 배우는 것이 유치원 교육이다.
그런데 많은 한인 유치원·초등학생들이 공부는 잘하나 매너와 도덕성이 부족한 것을 목격한다.
규칙·벌·차례 가르쳐야
한인 부모들이 유치원생들을 위해서 준비할 것은 첫째로 가정의 규칙을 세우는 것이다. 기상과 취침시간, 정리정돈에서부터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구별하는 규칙이 이미 유치원에 가기 전에 가정에 있었어야 한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규칙을 지키지 않을 때는 반드시 벌이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미국 부모들은 자녀가 두 살이 되면 자기 행동에 대한 결과를 가르치기 위해 벌(time out)을 준다. 두 살 나이에 맞게 2분 동안 서 있거나, 정해진 의자에 앉아 있거나, 자기 방에 가서 나오지 못 하는 것이 벌이다. 유치원생은 5분 정도의 타임아웃을 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정한 기간 동안 못 갖고 놀게 한다.
그리고 유치원생들에게 두세 명 이상이 함께 하는 게임을 통해서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부모가 지켜보며 자기 차례를 지키도록 일깨우면 유치원생들도 윷놀이와 같은 게임에 참여 할 수 있다.
긍정적 태도 길러줘야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부모들이 “학교는 즐거운 곳이며, 너는 학교에서 모든 활동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격려하는 것이다.
유치원에 갈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어떤 부모들은 9월에 학교에 가서 그런 행동을 하면 선생님이 혼내 줄 것이라며 그 행동을 그만 두도록 위협한다. 그러나 이런 대화는 아이들에게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한다. 솔직하게 “엄마는 네가 학교에 가서도 이렇게 선생님 말을 듣지 않아서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이 너를 좋아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화의 법이다.
영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혹시 학교에서 실수를 했을지라도 부모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있다면, 그리고 질서를 지킬 줄 안다면, 어떤 유치원생들도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갈 것이며 장래에 이 사회의 훌륭한 주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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