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마이크 스위니(29번)가 26일 텍사스전에서 3점 홈런을 뿜어낸뒤 동료인 애런 기엘(45번)과 조 랜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로열스는 복도 많지.’
2003년 메이저리그 야구(MLB) 시즌이 시작되기 전 전문가들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이 팀이 아메리칸리그 중부조 선두로 올라섰지만 전문가들은 “후반기에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로열스는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켰고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1경기차라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 로열스는 팀 연봉이 4천만달러가 조금 넘는데 이는 30개 구단 중 26위에 해당된다. 저 연봉팀인 로열스의 돌풍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연봉팀을 유지하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로열스는 올해 팀 연봉이 4천9백만달러에(전체 21위) 불과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비슷한 팀이 될 전망이다.
로열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력이 짧은 선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또 인디펜던트 리그에서 뛰던 호세 리마를 영입해 7승을 거저 얻었다. 여기에 애나하임 에인절스에서 거액의 몸값을 보장받은 후 방출된 우완투수 케빈 에이피어를 데려와 최저봉급만 지급하면서 그의 경험을 잘 활용하고 있다. 무슨 의미인가? 로열스는 저 연봉을 유지하며 상위권에 올라있다고 할 수 있다.
로열스의 미래는 더욱 밝다. 마이너리그에는 ‘제2의 매덕스’로 불리는 잭 그레인키가 쾌투하면서 내년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고 좌완투수 지미 고블은 최근 빅리그로 승격돼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8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첫 2경기에서는 방어율 0.73의 놀라운 투구를 했다. 여기에 팜(Farm)의 유망주들은 대부분 투수들이라 로열스는 ‘애슬레틱스 스타일’의 구단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애슬레틱스 스타일‘이란 팜에서 잘 키운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풀리기 전까지 저연봉으로 잘 활용한 후 이들이 부자 구단으로 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보면서 유망주를 발굴해내는 것이다.
로열스는 이밖에 팀의 중심타자이자 유격수인 엔젤 버로아, 마무리 전문 마이크 맥두걸, 주전 1루수 켄 하비 등이 모두 신인이라 앞으로 5-6년 정도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조의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단, ‘제2의 펠리페 알루’로 불리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토니 페냐 감독이 팀에 남게 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