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현장에서]갈대아 우르의 떠돌이
김남진 목사<예수가족교회>
그가 아내 사라와 조카 롯과 함께 아버지 데라를 모시고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으로 이민 가다가 밧단 아람의 하란에 이르자 아버지가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밑져봐야 본전
후에 데라가 하란에서 죽으니 아브라함은 아버지를 장사하자 말자 가나안 땅으로의 이민을 다시 시작한 일과 데라가 맏아들 이름을 하란이라고 부른 것을 볼 때, 데라의 고향은 밧단 아람의 하란일 것이라고 믿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데라는 밧단 아람에서 태어나 당대의 번화한 도시국가 갈대아의 우르로 이민 온 1세 또는 1.5세임에 틀림이 없고, 아브라함은 우르에서 태어난 이민 2세임이 확실합니다.
당시는 사람들이 도시를 중심으로 국가를 이루고 사는 시대였습니다.
여러 도시 국가들 중에서 바벨론이 가장 강성한 나라였고 후에 주변의 모든 도시국가들을 정복하여 바벨론 제국을 이룩하였습니다.
이들이 활동한 지역이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라는 뜻에서 사람들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고 불렀으며, 인류 최고(最古)의 문명의 발생지입니다.
당시의 바벨론이 지금의 뉴욕이라면 갈대아의 우르는 LA 정도 되는 고도의 문명을 이룬 번영한 도시였습니다.
이처럼 우르 도시국가에서 이민 2세로 살던 아브라함은 우르에 편입되어 살아가는 소수민족이었으며, 유대인들의 전설에 의하면 아브라함의 아버지는 우상 장사를 했기 때문에 농사지을 땅을 소유하지 않은 가문이었고, 게다가 아브라함 부부에게는 한 점 혈육도 없었습니다.
이쯤 되면 아브라함의 소원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도 남들처럼 많은 자손을 이루어 땅을 차지해서 강성한 나라를 가지고 주변의 여러 도시국가들처럼 당당하게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호와 [스스로 존재하시며, 천지를 창조하시고 운영하시며, 유일하신 하나님의 이름]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시기를 영토와 백성과 통치권을 줄 것이니 가나안 땅으로 이민을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영토, 백성, 그리고 통치권 이 세 가지를 합치면 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비록 가나안으로 가는 길이 험할지라도 아브라함으로서는 밑져봐야 본전인 셈이었습니다.
어차피 자식도 땅도 권력도 없었으므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가 하늘의 별처럼 많은 자손과 신천지 가나안의 넓은 땅과 모든 사람들을 덕으로 다스릴 수 있는 축복권을 주겠다고 하시는 그 분의 말씀을 믿지 않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아내 사라와 아버지 데라와 죽은 형 하란의 아들 롯을 데리고 가나안으로 이민을 즉시 떠났던 것입니다.
이들은 모두 그가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었습니다.
가나안 드림
아브라함이 장차 정착할 가나안 땅으로 이민을 간 사건은 당대 고도의 문명인이 미개인 지역에 개척자로 간 것이며, 그 가는 길을 몰랐지만 한발한발 담대하게 나아갔고, 아버지 데라가 조상들의 고향 하란에 주저앉았을 때, 포기하지 않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다시 전진한 것은 자신과 자신의 후손을 통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복을 얻는 나라를 건국하는 가나안 드림에 대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때 그는 늙었고 자식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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