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29]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 창설
노백린, “중국 곳곳에도 비행학교 설립 계획”
"일본과의 독립전쟁을 위해
조종사 양성이 목적이다"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밝혀
공군력을 앞세운 독립전쟁에 대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구상과 비행학교의 성격은 '윌로우스 데일리 저널'(Willows Daily Journal) 1920년 3월 1일자에 게재된 노백린 인터뷰 기사에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한국인들에 의해 이곳에 설립될 비행학교는 1년 전 시작된 독립운동의 연장선에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일본과의 전쟁에 참가할 수도 있는 조종사들을 훈련시킬 목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국 군인이자 애국자인 파린 K. 로(Palin K. Law) 대령이 새크라멘토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시인했다.
로 대령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청년 다수가 현재 레드우드시티에서 비행학교에 다니며 비행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몇몇은 3월내로 교육과정을 마칠 것으로 생각되며 그 후 글렌카운티에 세워지는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할 계획이다.
로 대령은 '학교는 필요한 만큼의 교사와 기재가 조달되는 즉시 개교할 것이다. 언젠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되찾기 위해 필요할 수 있는 조종사 양성을 목적으로 한국인 청년들에게 비행을 가르치는 것이 이 학교의 목적임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에 입교하는 모든 학생들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 청년들'이라면서 '학교의 발전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재정지원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포들이 보여주는 관심에 주로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인들이 40에이커를 바탕으로 비행장을 만들 계획이라는 생각을 일축하며 '글렌카운티 쌀농사 지대 내에 3,000에이커를 갖고 있는 한 부유한 한국인과 그의 미국인 동업자가 이미 전체에 대한 사용허가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로 대령은 '캘리포니아에 이미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조종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미국인들이 강하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만약 이 젊은이들이 훗날 한국의 독립을 얻기 위해 전쟁에 나섬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전장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미국인들이 이 학교에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조만간 중국 곳곳에 비행학교를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금년) 3월 1일은 한국 독립운동 1주년으로서 캘리포니아 북부 여러 곳에 사는 한국인들이 새크라멘토에 모여 이 날을 축하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자신이 윌로우스에서 새크라멘토에 온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나타나는 '파린 K. 로' 대령이 노백린 군무총장이다. 그의 계급이 대령으로 쓰여 있는 것은 그의 조선군 시절 마지막 계급이 정령(현재 대령)이었기에 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이 계급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렌카운티 쌀농사 지대 내에 3,000에이커를 갖고 있는 한 부유한 한국인'은 물론 김종림이다.
이 기사는 비행학교의 설립 목적이 '독립전쟁을 위한 조종사 양성'임을 노백린 장군을 직접 인용해 직설적으로 밝히고 있다.
노백린은 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들이 세우는 비행학교가 독립전쟁이라는 군사적 목적을 갖고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그렇다 해도 이곳 출신 조종사들이 나설 전장이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라고 강조함으로써 비행학교의 설립과 운영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들의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이해와 협력도 구하고 있다.
노백린의 이 같은 노력은 이미 수년 동안 미국에서 활동해 미국을 깊이 이해하고 있던 그가 당시 미국에서 확산되던 반아시아 정서를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글=한우성
프리랜서 언론인
AP통신 기자상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