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애리조나주 카사그란데 준국립공원(Casa Grande Ruins National Monument)
사막 속 평지 위에 터를 잡았던 인디언 유적지
인디언들의 황성옛터라고 할까. 미국의 지도를 보면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4개 주 귀가 서로 맞닿는 4코너스라는 곳이 있는데 이에 속하는 4개 주에 주로 인디언의 유적지가 가장 많다.
한때는 인디언들의 유적에 심취되어 거리의 원근을 가리지않고 미친 듯이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여행하는 방법도 여러 형태로 다르겠지만 글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역사가 없는 인디언들의 숨소리를 찾아 그들의 애환이 서린 생활상을 더듬어 볼라치면 가슴이 아프다 못해 저려온다.
메사버디(Mesa Verde), 월넛캐년(Walnut Canyon), 몬테주마(Montezuma), 톤토(Tonto), 엘모로(El Moro)등 여타 유수한 인디언 유적지에 가 보면 대개가 다른 종족들의 외침을 막기 위해 수 천길 낭떠러지 중간 바위틈에 마치 제비집같이 칸을 막아 놓고 씨족 단위로 살았는데 이곳 카사그란데는 유별나게 사막 속 평지 위의 들판에서 살았다는 점이 특별하다.
이미 너무 오래된 건축물이기 때문에 상체는 비 바람과 기후 변화 그리고 무구한 세월로 훼손이 많이 되었으나 그래도 아직 원형을 볼 수 있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지금은 네 귀에 굵은 쇠 파이프로 기둥을 세워 지붕을 해서 비 바람을 막으며 인디언들의 황성 옛집을 보호하고 있다.
특이하게 이곳 카사그란데는 평지에 2층 집 구조로 건축 되어있다. 그것도 기원전 AD 300년 전 일이라니 볼수록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이 건물의 건축 방식을 대략 살펴 보면 모든 벽은 찰흙을 이겨서 지었는데 밑 부분의 벽 두께가 자그마치 무려 5피트 정도나 된다.
중앙 빔의 굵은 나무 위에는 팔뚝 굵기의 원목들을 철근 대용으로 일렬로 깔고 그 위에 찰 흙을 이겨서 2층 바닥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중앙 바닥에는 사방 2자 크기의 4각형 구멍으로 사다리를 통해 사람들이 오르내리게 했다.
더욱 신기한 것은 2층 남쪽 벽에 주먹만한 동그란 구멍을 만들어 놓아 구멍 속으로 들어오는 햇살로 시간을 측정했으며 또 다른 구멍으로는 해와 달의 움직임으로 낮과 밤 또는 계절을 알아낸 아주 지혜로운 인디언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 졌다.
특히나 옥상 위 네 군데의 기본 방위 점이 나침반 역할을 하면서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는데 현대의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가장 좋은 신비의 자리였다는 사실이 에밀 하우리라는 고고 학자에 의하여 밝혀졌다. 그것도 모두 기원전의 일이라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신라시대의 경주에 있는 첨성대라든지 해시계에 비하면 이미 이들은 기원전에 해와 달 또는 천체를 관찰하는 지혜를 가졌을 뿐 아니라 수로를 만들어 멀리서 물을 끌어와 메마른 사막 땅에다 옥수수, 콩 등 농사와 조림사업까지 했다.
또한 정교한 무늬까지 그린 토기와 방석 및 생활 용기들을 만들어 인근에 사는 시나구아, 모고론, 아나사지, 살라도 라는 다른 종족들과 물물 교환방식으로 통상업까지 하였다는 연구 기록이 나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카사그란데를 지은 인디언 건축가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가 않고 있다.
방문객 센터 안에 들어가 3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이곳에 살았던 인디언들의 손때가 묻어있는 유물들이 기역 자 통로 양 옆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관람을 하고 밖으로 나가면 카사그란데와 농사를 지었던 푸드 가든을 볼 수 있다.
▶방문객센터 안내전화:(520) 723-3172
◆여행·등산 전문가 김평식:(213)736-9090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