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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전용식당 출입한 흑인 9명 '54년만에 무죄'

1961년 30일 징역형 받아
생존자 8명 재판장에 참석

1960년대 초 백인 전용 식당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30일 징역형을 선고 받았던 사우스 캐롤라이나 흑인 9명이 54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고 명예를 회복했다.

'프렌드십 나인'으로 알려진 이들은 1961년 1월3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소도시 록 힐에 있는 백인 만을 위한 간이식당에 들어가 햄버거와 콜라를 주문했다.

인근 프렌드십 칼리지에 다니는 학생 8명과 인권 운동가였던 이들은 당시 남부 전역에서 시행되던 흑백 분리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백인 식당에 들어갔던 것.

1960년대 남부는 식당과 술집은 물론 버스 좌석 조차도 백인과 흑인 전용 공간이 분리돼 있었다.

연좌 농성을 위해 식당에 들어갔던 이들 중 일부는 의자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끌려나와 불법 침입죄로 재판정에 섰고 보석금 100달러를 내는 대신 감옥행을 택했다. 그리고 개인 소유의 카운티 감옥 농장에서 30일간 무거운 시멘트 블록과 모래 주머니를 나르고 나무를 자르며 중노동을 해야했다.

54년 만에 원심을 뒤엎고 이들에게 무죄선고를 한 존 헤이스 3세 판사는 28일 "우리가 역사를 다시 쓸 수는 없지만 바로 잡을 수는 있다"고 말했는데 그는 1961년 첫 재판 때 프렌드십 나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던 판사의 조카다.

변론을 맡은 변호사는 1961년 재판 때와 같은 어네스트 핀리 주니어로 그는 나중에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첫 흑인 대법원장으로 선출됐다.

보석금 대신 감옥행을 택한 이들의 결정은 당시 들불처럼 번지고 있던 흑인 민권 운동에서 첫 사례로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의 재정난을 해결하면서 인권 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프렌드십 나인에 대한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된 건 1961년 당시 식당에서 이들을 쫓아냈던 백인 남성 2명이 2009년 찾아와 용서를 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역사를 바로잡기 청원이 일었기 때문이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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