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난 사람, 된 사람, 든 사람
캐롤라인 오 그랜드 뷰 초등 교사
세상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유명해 진 '난 사람' 학식이 높은 '든 사람' 인격적으로 성숙한 '된 사람'이 있으며 세 부류의 인간 중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은 된 사람이라고 했다.
인간에게 있어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기 만큼 힘든 것은 없을 듯 싶다.
학교와 학원은 공부를 가르쳐 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지만 인격수양까지 지도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녀를 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크다.
주변을 살펴보면 난 사람 든 사람을 부모로 둔 아이들 중에서도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자랐을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되고 나서 만난 많은 학생들 가운데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유형의 학생들은 항상 밝은 표정에 맑은 마음을 지닌 아이들이다.
성적이 뛰어난 모범생이나 유달리 필자를 힘들게 했던 말썽꾸러기 학생들도 생각이 많이 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볼 때 나도 모르게 웃음 지어지는 아이들은 앞서 말한 아이들이다.
예절이 바르고 남과 잘 어울릴 줄 알고 꾸중을 듣고도 그 다음날이면 두 팔을 벌리고 필자에게 안기던 아이들이다.
한인들이 미국에 이민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좀 더 나은 교육환경과 자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이젠 '입시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진학 과정이 까다롭기만 하다.
대학진학이 점차 어려워 지면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빼앗겨 버렸다.
학교 공부와 과외활동이 벅차 잠도 편히 잘 수 없고 주말도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없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아이들을 몰아 부친다.
물론 학교성적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6년 정도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나머지 몇 십 년의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성숙한 인격이 바탕이 된 남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이다.
공부에 지친 때론 공부에 질린 우리의 아이들은 천박한 대중문화에서 습득한 말과 행동이 마치 미국의 기본문화인양 아무런 의식없이 받아 들인다.
남과 부딪히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아이들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통화하는 아이들 남의 도움을 받고도 고맙다고 인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
하지만 미국의 기본적인 예절은 우리가 예전에 한국서 배운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과연 학교에서 스트레이트 A를 받는 학생이라고 해서 저절로 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필자를 보고 구식이라고 생각할 독자들도 있겠지만 진정한 자유는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따른 결과까지 책임질 줄 아는 자유가 참 자유다.
내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어울려 살 수 있는 아이들을 키우려는 부모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명문 대학을 나와 사회에서 성공하는 난 사람 든 사람도 좋지만 인격까지 겸비한 참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우리 부모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사명이 아닐까 싶다.
△문의: (909)240-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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