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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라보엠 재미있게 보는 Tip 7가지

김정한 목사

1.우선 “라보엠(La Boheme)”이 무슨 뜻인지 알기. 라 보엠(La Boheme). 이탈리아어로 La는 여성명사 앞에 붙는 정관사이고 보엠(Boheme)은 ‘보헤미안 기질’이란 뜻으로 예술가 또는 세속적인 풍습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지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보헤미아는 동유럽 체코의 어느 지방이름으로 15세기에 프랑스에서는 유랑민족인 집시족을 ‘보엠’이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체코의 보헤미아 지방에 유랑민족인 집시가 많이 살고 있어서였다.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모두 집시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들임에는 틀림없다.
2.원작은 어디서.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의 소설이 원작이다. 19세초 파리의 가난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들을 모은 것으로 애틋하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불쌍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가난과 그 비참한 모습 그리고 요즘 갑으로 불리는 가진 자와 없는 자, 을 사이의 문제가 등장한다.
3.푸치니가 특히 라보엠에 애착을 가졌던 이유. 푸치니는 라보엠 외에도 유명한 작품을 많이 남겼지만 그에게 라보엠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실 푸치니는 학창시절을 매우 힘들게 지냈다. 파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밀라노였지만 인정이 메마른 대도시에서 밥을 굶는다는 것, 추위를 견뎌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비참한 일인 지를 몸소 체험했다. 다른 어떤 작품보다 감정이입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작품을 만들 때는 가난에서 벗어난 중년이었지만 지난 시절의 어려움을 뒤돌아보는 추억은 그의 감성을 자극했음에 틀림이 없다.
4. 최소한 1막 줄거리는 알고 가기. 프랑스 파리의 가난한 동네에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산다. 시인, 화가, 음악, 철학자로 모두 젊고 재기가 넘치지만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것. 예술과 학문은 배가 고파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했던가. 그렇지만 그들은 우정이 깊었다. 굶어도 같이 굶고 먹어도 같이 먹자는 주의. 더구나 네 명 모두가 총각이다. 어느 추운 겨울날 이들은 추위에 떨고 있었다. 땔감을 살 돈도 없다. 할 수 없이 자신이 썼던 극본과 작품을 찢어 난로에 넣어보지만 잠시뿐. 그런데 갑자기 음악가 쇼나르가 돈과 장작 그리고 음식과 술을 가지고 등장한다. 쇼나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온 것이다. 부자가 듣기 싫어하는 앵무새를 대신 죽여준 대가다. 난로에 장작을 지파고 술 한잔씩 하려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들이닥친다. 밀린 방세를 받으러 온 것이다. 청년들은 집주인에게 술을 권한 다음 젊은 여자와 놀아난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는 파렴치한 인간이라며 보기 좋게 쫓아낸다. 통쾌한 기분으로 모두 외출을 나가기로 하지만 로돌포는 혼자 남는다. 잡지사에 보낼 원고를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은 잘 써지지 않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자 한 처녀가 촛불이 꺼져서 그러니 불을 좀 빌려달라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미미. 얼굴빛도 창백하고 호흡도 거친 것이 몸이 안 좋은 것이 분명하다. 촛불을 붙여주고 보내려는데 복도의 바람 때문에 촛불이 꺼지고 집에 있는 촛불도 꺼진다. 미미는 자기 방 열쇠를 떨어뜨렸다며 어쩔 줄을 모르고 어둠 속에서 선남선녀는 손을 더듬어 열쇠를 찾다가 손이 마주친다.
5.가장 유명한 아리아 집중하기. 바로 이 장면이 나오면 의자에서 등을 곧추세워야 한다. 라보엠에서 가장 유명한 테너 아리아와 소프라노의 아리아가 나오기 때문이다 로돌포는 “왜 그렇게 손이 차죠?”라며 <그대의 찬 손> 을 부르고 미미는 그 노래에 응답하여 <내 이름은 미미> 를 따라 부른다. 그 다음 줄거리는 직접 공부하기.
6.유럽판 국제시장=라보엠. 영화 <국제시장> 이 우리나라 70, 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면 라보엠은 유럽판 국제시장이다. 가난했지만 넉넉한 자유가 있고 춥고 배고팠지만 뜨거운 사랑과 낭만이 있었던 그 시절. 보헤미안. 왜 우리는 편리하고 더 많은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늘 더 가난하고 슬프고 힘든 그때를 그리워하는 걸까.
7. 백문이 불여일견. 오는 토요일(21일) 시카고에서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라보엠 공연이 있다. 귀한 책은 겉옷을 팔아서라도 사라는 말이 있는데 유독 추운 2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오페라 라보엠을 열일 제쳐놓고 보러 간다 해도 누가 말릴텐가. 라보엠은 역시 겨울에 봐야 제 맛 아닌가.
시카고나무교회=www.chicagonamoo.com, 847-521-9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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