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반도와 급변하는 국제정세
한미자유연맹 이사장
한국은 여러 면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개스와 원유를 가지고 서방 유럽을 농락하고 값싸고 풍부한 인력으로 세계경제를 블랙홀로 빨아들인 러시아와 중국이 서서히 힘이 빠지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채굴 비용이 낮아져 원유가 반 값으로 떨어져도 경제성이 있다고 한다. 매장량은 향후 300년 동안 쓸 수가 있는 양이라고 한다.
후진국이 경제가 발전되어 국민의 생활이 향상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민주화 요구와 인건비 상승이다. 지금 중국이 그런 현상에 와 있다. 이미 많은 세계 기업들이 중국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제 미국의 생필품이 중국을 벗어나 미 본토에서 생산되고 있다. 한국도 많은 중국 진출 기업이 보따리를 싸고 복귀하고 있거나 더 싼 나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정권 우상화에 골몰하고 있다. 철의 장막 소련과 죽의 장막 중공도 결국은 무너졌다. 북한의 우상 장막도 이미 구멍이 뚫려 바람이 숭숭 드나든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전기가 없어 북한은 밤만 되면 암흑이다. 최근에는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밝히는 등도 전기 부족으로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것은 북한의 실정을 적나라하게 상징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보이는 적은 군사력으로 막을 수 있으나 삼투압 현상 같은 문화의 침투는 막기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필히 김씨 왕조를 불신하는 대세로 발전하여 우상숭배로 국민의 눈을 멀게 했던 눈가리개가 벗어지는 날이 곧 올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모든 역량을 핵폭탄에 집중해 내부적으로는 체제를 강화하고 국제적으로는 원조를 구걸하고 있다. 북한의 현재 형세는 독 안의 쥐가 큰 소리를 치는 격이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독을 깨겠다는 인질범의 수법이다. 이스라엘이 북한을 응징하겠다고 한다. 아직 그 내막을 잘 모른다. 북한이 먼 나라 이스라엘에 무슨 원한을 샀는 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스라엘 앞바다에 대규모 유전이 발견됐다고 한다. 사우디의 매장량 만큼이라고 하니 이스라엘로서는 당연히 축복이겠으나 그것이 세계에 미칠 영향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셰일가스로 그동안 누려왔던 OPEC의 영화는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은 이웃과 국경을 맞대지 않은 유리한 조건으로 성장을 했다. 그들의 유전자에는 침략 근성이 남아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일본이 밉지만 한국은 일본과는 우방으로 지내야 할 처지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주변의 복잡한 상황속에서 북한을 대적하려면 잠시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들과 협조를 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 망하면 좋겠으나 만약 불장난을 한다면 한국의 능력만으로 대적하기란 힘에 겹다다. 그것이 한민족의 운명이다. 우리가 줄타기의 명수가 되어야 하는 게 바로 우리의 운명이다.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늘 위기와 기회가 반복되어 왔다는 점에서 위기가 정점에 달했으니 기회로 전환되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라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본다. 물론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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