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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콤비 윌 페럴&케빈 하트…아무도 못말려!

겟 하드 (Get Hard)
감독: 이탄 코엔
출연: 윌 패럴, 케빈 하트
장르: 코미디
등급: R


'겟 하드(Get Hard)'는 참 거친 코미디다. 더럽고, 야하고, 비현실적이고, 엉성하다. 뿌리깊은 차별을 드러내는 상황이나 인격 모독적인 어휘도 마구 등장한다. 흑인들에 대한 노골적 편견을 대놓고 입밖으로 술술 꺼내고, 게이 캐릭터도 악랄하리만큼 우스꽝스럽게 희화해 그려놓았다. 그런데 100분 동안 깔깔대고 웃다 보면 이 명백한 단점들이 어느새 잊힌다. 불쾌해야 마땅할 당사자들까지 제일 크게 웃어 젖히게 하는, 못 말리는 개그본능이 이 영화 '겟 하드'를 지배하고 있다.

모든 건 두 주연 배우 윌 패럴과 케빈 하트 덕이다. 두 사람은 각각 시치미 뚝 뗀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오버 연기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배우가 연기하는 상극의 캐릭터가 충돌과 화합의 순간을 오가며 만들어내는 웃음 지뢰들이 이야기 곳곳에 숨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 어느 구석을 봐도 '좋은 영화' '잘 만든 영화'라고는 할 수 없는 B급 코미디지만, 넋 놓고 그 연기 앙상블을 보며 웃다 나오기엔 손색이 없는 영화다.

영화에서 윌 패럴이 맡은 역은 벨 에어 초호화 저택에 사는 금융맨 제임스 킹이다. 케빈 하트는 그가 일하는 회사 지하에서 자그마한 세차장을 운영하는 다넬 역을 맡았다. 돈 아쉬운 줄 모르고 왕처럼 살던 제임스는 금융 사기 누명을 쓴 채 하루아침에 감옥에 수감될 위기에 놓인다. 수감을 한 달여 앞두고 교도소에 대한 공포에 떨던 제임스는, 흑인인 다넬이 '당연히' 감옥에 다녀왔으리라 어림짐작하고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감옥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달라는 부탁이다. 딸아이를 위해 좋은 학군으로 이사 가겠다는 목표 하나로 목돈 모으기에 혈안이 돼 있던 다넬은, 주차 딱지 한번 받아본 적 없는 바른 생활 사나이로서의 정체를 숨긴 채 '제임스 킹 감옥 적응 훈련' 트레이너직을 받아들인다. 거기서부터 구멍투성이 백인 백만장자와 약삭빠르면서도 순해 빠진 흑인 소시민이 만들어내는 엉뚱한 소동과 끊임없는 돌발상황이 쉴새없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겟 하드'에서 윌 패럴은 무참하리만큼 자신을 내려놓고 철저히 망가진다. 노출 연기도 불사하는가 하면, 울고 불고 맞고 넘어지는 온갖 찌질이 연기를 용감무쌍하게 소화해낸다. 감옥에서 혹시나 벌어질지 모를 싸움이나 동성 강간에 대비한답시고 험상궂은 얼굴 표정을 연습하거나 허술한 무술 동작을 연마하는 모습을 보면서 낄낄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란 불가능하다. 영화 후반 사우스 LA지역 흑인들과 어울려 어설픈 갱 흉내를 내는 부분은 그 중에서도 절정이다. 케빈 하트는 그 옆에서 쉴 새 없이 종종대며 속도감을 더하는 역할을 해낸다. 스탠드 업 코미디로 다져진 속사포 말발 신공을 한껏 살려 1인3역 원맨쇼를 해대는 장면이나, 영화 내용을 빌어 있지도 않은 범죄 경험을 생생하게 지어 말하는 장면 등은 오직 그만이 해낼 수 있는 맛깔스런 연기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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