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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미치고 싶을때] '진짜사랑'으로 발전한 계약 결혼

"터키계죠? 저랑 결혼 좀 해줄래요?"

남녀가 처음 만난 곳은 병원이다. 남자는 약에 취해 교통사고를 냈고 여자는 보수적인 가족들이 싫어 손목을 그었다.

'미치고 싶을 때'(Head On)는 그렇게 달콤하지 못하다. 계약 결혼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는 역동적이면서 불안하다.

몇 해 전 아내를 잃은 차히트(비롤 위넬)는 술에 절어 산다. 남자에게 사랑은 회전목마 같은 것이다. 돈을 넣어야 돌아가고 그것도 계속 주변을 맴돌기만 하는.

여자 시벨(시벨 케킬리)의 집안은 보수적인 터키계 이민자 가족. 남자의 손을 잡았다가 오빠의 주먹에 코뼈가 부러진다.

시벨이 차히트에게 계약결혼을 제안한 것은 가족의 속박에서 '합법적'으로 도망치기 위해서다. "요리 청소 뭐든 해줄 테니 결혼식만 올리게 해줘."

식을 올리는 두 사람. 남남처럼 지내지만 여자가 깔끔하게 정리해 놓는 집만큼이나 차히트의 삶에도 변화가 생기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여러 남자들 사이를 떠돌던 시벨도 차히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마침내 진짜 부부가 된 두 사람. 하지만 '미치고 싶을' 정도로 뜨거운 이들의 사랑에는 뭔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파티 아킨 감독은 이 영화로 31살의 젊은 나이에 독일 영화로는 18년만에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감독은 화려한 테크닉을 쓰지 않고도 가슴을 파고 드는 차분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넘치는 에너지는 배우들의 연기력 덕이 크다. 특히 남자주인공 위넬의 눈빛은 영화가 끝난 뒤까지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펑크 락에서 집시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이국적인 음악도 긴 여운으로 남는다.

28일 개봉. 등급없음. Laemmle's Royal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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