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가구나라
한 비즈니스를 20여년 이상 할 수 있다는 건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경영철학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23년째 가구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가구나라' 김승태 사장은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있다면 값싸게 소비자에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서 직접 발로 뛰었다는 점이다.싼 가구를 들여오기 위해 김 사장은 중국에서 개최되는 가구 박람회를 1년에 4 차례정도 방문한다. 김 사장은 "레테일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이라며 "전체 가구의 70% 정도는 수입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들여와 유통경로를 줄임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1000달러짜리 가구를 직접 수입할 경우 소비자는 두 배인 2000달러 정도에 살 수 있지만 수입상을 거치면 거기에 40% 정도 마진이 붙어 3000달러는 줘야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
그렇게 싼 가격과 배달료를 따로 받지 않는 서비스를 통해 가구나라는 플러싱 131스트릿(홈디포 근처)에 2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매장과 뉴저지 리지필드에 1만5000스퀘어피트 매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가구나라는 의자만도 5000개 이상 취급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1000여 종류가 넘는 가구를 취급하고 있다. 1년에 수입하는 가구가 무려 100컨테이너가 넘을 정도로 많은 양을 판매하고 있는 가구나라는 주고객층이 한인에서 타민족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김사장은 "초기에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했으나 특정 커뮤니티에 의존도가 높다 보면 사업이 굴곡이 심해 타깃을 넓히고 있다"며 "요즘은 손님들 중 한인이 40% 타민족이 60% 정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김사장이 가구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발판은 한인들이었다. 한인들 특성상 가구를 직접 운반하고 조립하기 싫어하는 점을 파악한 김사장은 작은 소품을 제외하고는 직접 배달해주고 세팅도 무료로 해준다. 그렇게해서 단골이 늘어나게 됐고 비즈니스가 커나갈 수 있었던 것.
"지금까지 한인 가정에 들어간 리빙룸세트가 무려 5000세트가 넘는다"는 김사장은 "가구는 주인집 얼굴을 닮는 것이어서 고객들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김사장이 비즈니스에서 또 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리를 지키는 것. 그는 "사업체에 주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한 두 푼짜리도 아닌 고가의 가구 비즈니스는 고객과 많은 대화를 통해 판매에 이르는 것으로 종업원들에게 무조건 맡길 수만은 없다"는 것. 그래서 그는 그 흔한 골프도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골프를 하다보면 사업체를 자주 비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손님을 놓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김사장은 "가구 비즈니스는 매상이 들쭉날쭉해서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사업 중 하나"라며 "오래 버틴 것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연륜.경력 이런 것들이 사회적 가치로 인정받는 한 장수기업도 분명 성공기업이라고 보는 데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양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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