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에 빛나는 관광지

김평식의 '세계를 가다'…소금광산(폴란드)

13세기부터 700년간 7500만톤 캐내
지금은 소금증기 온천장으로 유명


세계 12대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소금광산이다. 또한 1978년에는 유네스코 최초로 자연 및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 소금 광산은 폴란드의 남쪽이면서 슬로바키아와의 접경지역인 비엘리치카(Wieliczka)에 위치해 있다. 소금광산이라고 해서 높은 산으로 착각했으나 막상 현지를 와 보니 지하로 한없이 내려간다. 규모가 생각보다 대단해 보인다.

옛날에는 소금이 금값보다 비싼 때도 있었다. 금값보다 한결 더 비싸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으니 음식을 조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모든 음식에는 간이 맞아야 음식맛이 나는 게 아닌가.

필자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행상 아녀자가 머리에 소금 자루를 이고 마을마다 다니며 장사를 하던 때가 아마 60~70년 전은 족히 되었으리라.

당시 이곳 폴란드도 소금이 귀하기는 예외가 아닌 듯했다.

13세기 킹가라는 공주는 이웃나라인 헝가리 왕 베라 4세의 귀여운 딸이었다. 이 공주가 크라카우 공작인 블레 슬라프와 결혼을 하면서 자기 아버지 베라 4세로부터 결혼 지참금으로 이곳 소금 광산을 하사받게 된다.

이곳 소금층은 180만 년 에서 200만 년 전에 형성된 자연이 만든 보고였다. 오랫동안 바다였던 이곳은 염수가 증발한 뒤 소금만 남았고 그 후 1만 5000년이 흐르면서 소금층이 암염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곳 광산에는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소금이 매장되어 있었다.

당시 폴란드는 부유하고 부족함이 하나도 없는 나라였지만 단 한가지 소금이 전혀 없는 것이 큰 흠이었다. 킹가 공주가 소금이 없는 폴란드로 시집온 뒤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았을지는 보지는 안았어도 짐작이 간다.

신의 은총, 또는 신의 영광이라는 인사는 오래전부터 이곳 소금광산에서 쓰는 인사말이다. 소금 한 톨 없던 나라에 하루아침에 소금 광산이 통째로 생겼으니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또 있으랴.

그러나 소금광산은 항상 국가 권력자들의 소유였으므로 오로지 믿을 수 있는 자기 측근들에게만 위임해서 운영하였다. 한때는 국가 재정의 1/3이 소금 무역에서 나올 정도였다. 무려 700년이 넘는 세월동안 7500만 톤의 엄청난 량의 소금을 캐내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소금을 캐낸 지하 공간이 동 서로는 약 10km정도나 뻗어나갔으며 가장 깊은 소금층은 340m나 내려가야 한다.

이곳 소금 광산은 혼자서는 들어갈 수 없고 반듯이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마치 나사못처럼 378개의 나무계단을 뱅뱅 돌며 내려가면 지하 64m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약 3km를 걸어 28개의 크고 작은 방들을 둘러보며 이동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성당으로 만들어진 방으로 넓이와 높이가 상상 이상이다. 천장의 높이가 엄청나게 높아 기둥도 하나 없는 가운데 홀로 서 있으면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하게 된다.

지하의 온도는 항상 14~15를 유지하고 있으며 통로 양쪽 벽면으로는 소나무 갱목이 일렬로 버티고 서 있다. 염분 속에서 쇠는 쉽게 녹슬지만 나무는 절대로 상하지 않는단다. 가운데로는 소금을 실어 나르는 철로가 깔려 있다. 현재 이곳 소금광산엔 소금을 캐내서 생긴 2040개의 방들이 있다. 모든 방들을 연결하는 통로의 길이는 전체가 약 200km나 된다.

1996년부터는 매장된 소금이 거의 없어 채굴을 중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지하수가 흐르기 때문에 소금이 녹아 있는 물을 지상으로 퍼 올려 증발시킨 뒤 소금을 얻는다.

현재는 광산의 일부를 박물관과 관광객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1964년부터는 일부 지하에 온천장을 개장하고 있다. 지하 211m에 천식 환자들을 위한 온천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일 6시간씩 소금 수증기를 마시고 나오면 천식에 많은 효과를 본다고 한다.

투어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만나는 22번과 24번 방은 화장실과 식당 휴게실이 있는 방이다. 약 3km정도나 걸었고 380개의 계단도 내려온 터라 두 다리가 뻐근하다. 올라갈 것을 염려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단다. 소금 광산을 얻은 만큼이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문의:(213) 736-9090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