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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깨달음] 화두란 무엇인가?

김재범 국제포교사 사회학 박사

가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뜻으로 쓰이는 '화두(話頭)'라는 말은 공안(公案) 선문답(禪問答) 등과 함께 쓰이는 불교 용어이다. '話'란 말이라는 뜻이고 '頭'는 '머리'이니 '話頭'란 '말머리'이다. 말머리란 '말의 시초'란 뜻이다. 말이 나오려면 먼저 생각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니 결국 말의 시초는 최초의 한 생각이 된다. 최초의 한 생각이 바로 화두이다.

최초의 한 생각이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이고 궁극적으로 해결해야할 의문을 말한다.

이러 문제에 대한 의심이 곧 화두인 것이다. 부처님의 출가 동기가 된 의문이며 옛 조사들 공부인들의 간절한 삶의 문제의식들이 표출되어 구체화 된 것들이다. 우리에게 공안으로 알려진 유명한 화두들은 옛 조사들의 이러한 의심과 발심 깨달음의 기연을 담은 것이다. 그렇게 전해진 화두나 공안은 선배들의 깨달음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이지 형해화된 말장난이 아니다. 그것이 구전되고 기록되어 전해져 후대인들의 간접체험을 통한 공부소재와 본보기가 된 것이다.

부처님 경전도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의 공부 소재일 뿐이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체험도 우리에게는 간접 체험이다. 이 간접 체험을 소재로 하여 '지금 여기' 나의 삶을 깨달으면 그것이 나의 직접적인 깨달음이 되는 것이다.

직접적인 깨달음을 분명하게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두를 참구하고 그것을 타파하는 간화선은 다른 어떤 방편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 간화선은 스승과 화두 탁마를 통해 깨달음을 스스로 검증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일단 직접 해보기만 하면 합리적 지식인들과 형식에 얽매이길 싫어하는 개인주의적 미국인들에게 오히려 더욱 적합하다.

즉 합리적 사고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면서도 합리적 사고의 장점을 살려낸다. 그것이 간화선이다.

어째서 가능한가? 간화선의 수행은 기본적으로 삶에 대한 자신의 문제제기에서 출발하고 그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스승과 선각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제시되기 때문이다. 삶의 문제에 대한 문답과 대화가 바로 간화선이요 선문답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모든 말하여지는 것의 의문을 타파하고 말끝마다 깨어 있으려는 것이 간화선의 수행이다. 모든 말이 화두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모든 경전의 말과 조사들의 법어도 간화선의 수행을 통해 스스로 자명하게 점검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간화선은 어떤 수행 방편보다 날카롭고 군더더기가 없이 명료하게 공부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간화선의 입장에서 보면 염불 또한 간화선과 다르지 않다. 불보살의 명호나 경전을 외우는 것이 염불이 아니다. 부처라는 대상을 생각하며 염불하는 것은 진짜 염불이 아니다. 다만 생각생각에 깨어있음이 염불이다.

매순간 '지금 이 마음(今 + 心 = 念)이 부처(佛)다'하고 깨어있는 것이 염불이다. 이렇게 보면 화두가 곧 염불이고 염불이 곧 화두다. 삶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 대의심이 없으면 화두를 들어도 화두가 되지 않으며 염불도 염불이 아니고 독경도 독경이 아니고 참선도 참선이 아니다. 염불과 참선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즉 견성하기 위한 방편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달마 혈맥론의 다음 말은 이점을 분명히 한다.

"만일 부처를 구하고자 하면 모름지기 성품을 보아야(견성해야) 곧 부처다. 견성하지 못한 채로는 염불이나 독경 재계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 염불은 왕생의 인과를 얻고 경을 읽으면 총명해지며 계를 지키면 하늘에 태어나고 보시를 하면 복된 과보를 받지만 부처는 끝내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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