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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마당]다윈과 도우버 펜실베이니아

김지혜(성가대 지휘자)

추수 감사절 전날밤 미국의 한적한 마을에서 갑자기 일이 터졌다.
11명의 시민들이 진화론을 가르치는 도우버 교육청을 고소한 것이다.

도버 교육구에 작년 가을부터 불거진 ‘진화론’과 ‘지적 설계론’ 논쟁이 일년후 주 전체가 휘말릴 법적 싸움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것이다.
도우버 시는 주정부의 예산을 축내며 양측 변호사들의 전쟁터로 돌변했다.
그 불똥은 건너편 오하이오주와 필라델피아주, 조지아주 멀리는 시애틀 과학 연구소까지 튀었다.
마침내 진화론과 지적 설계론은 충돌로 치닫고 ABC TV 뉴스팀들이 도우버로 들이닥쳤다.
결국 연방법원은 ‘지적 설계론’은 진화론을 대신하여 과학 시간에 가르칠 수 있는 과학이 못된다는 판정을 내렸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헌법준수 정신에 근거를 둔 판결이다.
이번 성탄절에 이 판결을 내린 존스3세 판사는 부시 대통령이 천거한 보수공화당이고 기독교인이다.

진화론을 처음 이론적으로 발표한 찰스 다윈은 성직자 못지않게 경건한 신앙인이었다.
그는 영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16세에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대학에서 의학수업을 받았으나흥미를 갖지 못하여 의사인 부친은 그를 케임브리지 신학대학에 보낸다.
그러나 다윈은 성직이나 신학은 아랑곳없이 식물연구에만 관심을 쏟았다.
1831년 22세에 이미 생물학자로 인정받은 다윈은 부친의 재정적 후원으로 젊은 면학도들과 함께 90피트 길이의 작은 배 비글(Beagle)을 타고 자연 탐구에 나선다.
남미를 돌며 멀리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항해하는 6년간 다윈은 많은 이론을 머리속에 저장하게된다.
가까운 섬과 섬 사이에서도 동식물의 종은 크기와 모양이 변화되었음에 놀라며 기후 풍토 등 자연에 순응하는 변화와 변형, 보호 본능, 약육강식, 열세한 종의 도태 등을 관찰했다.

1840년경 그의 이론은 정리되었으나 독실한 신자인 부인은 남편이 지옥에 떨어지면 함께 영원히 살지 못할 것을 슬퍼하며 그 몹쓸일(?)을 막아 왔고, 그가 속한 귀족사회에서 도외시 돨것도 두려워 20여년간 망설였다.
그러다 1859년 주위에 고조되는 진화에 대한 관심에 선두를 놓칠까 부라부랴 ‘종의 기원’을 발표하게 된다.

수많은 화석과 동식물 채집 사진을 꼼꼼히 챙기며 체계적인 연구과정을 설명하여 생태의 발전하고 변화하는 진화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한 것이다.
침팬지와 고릴라가 마치 우리 사촌처럼 보이는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의 진화론은 이제 DNA로 보면 그 짐작이 놀랍게도 맞아 떨어진다.
침팬지와 인간의 DNA가 거의 같은 것이다.
그러나 하버드의 루이스 가슨 교수 같은 학자들은 세상 모든 것은 하나님의 지적인 디자인이라며 강하게 반대한다.

런던 국립 박물관은 2009년 다윈 전시회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다윈의 전시회에는 창조론의 방도 있게된다.
실상 청년시절까지 그는 인간이 6천년 내지 1만년전에 성경대로 창조되었다고 믿었지만 연구를 거듭하며 생각이 바뀌어 갔다.
1872년 감히 인체의 구조와 인간의 본능이나 감정, 기능과 습관도 동물과 다름없는 진화과정을 거쳤다고 선언한다.
낭만주의 유럽 빅토리안 사회에 가히 물리적인 우주 자연을 소개한 이 발표는 생물학과 유전학의 현대과학에 붕기점이 되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다윈은 시를 썼고 즐겼으며 11명의 자녀를 둔 자상한 아버지였다.
1882년 73세로 생을 마감한 그는 검소한 장례를 원했지만 유언과는 달리 영국의회는 다윈의 유해를 명예로운 웨스터 민스터 사원에 안치했다.

교회는 텅텅 비어도 미국인의 75%는 창조론을 믿는다고 한다.
어디를 가나 뾰족한 교회당 지붕부터 세웠던 나라이니 종교적인 견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필그림들은 종교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미지의 땅 신세계로의 모험을 불사했다.
그들의 개척 정신은 기독교를 지키기 위한 건국 정신이었다.
기독교 정신으로 뭉친 애국심은 미국이 위대한 사회를 이룬 핵심이었다.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이 뉴 프론티어 기치를 내흔들어 흑인인권은 신장된 반면, 종교의 평등이 법조화된 후로 공립학교 내에서의 종교행위는 금지되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 가슴에 손을 얹고 “One nation under God…” 하나님이 보호하는 내 나라를 읊던 아름답고 믿음직스런 모습은 이제 볼수 없다.
모습 뿐만 아닌 그속에 담긴 정신도 잃어가는 듯하다.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 Theory)은 창조론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는 태도이며 진화론과 함께 다윈 이전부터 거론되어왔다.
하나님의 창조인가? 아니면 종의 기원인가? 진화론이 과학적인 명백한 증거로 우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와 있는가를 증명한다 해도, 왜 와 있는가?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인간의 과학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모르니 믿을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천지를 지으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너와 나를 만드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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