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J칼럼.고주망태와 음주운전

이기준<논설주간>

최근 인도의 한 주정뱅이가 술좀 끊으라고 바가지를 긁어대는 아내의 입술을 바늘로 꿰매는 엽기적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고주망태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바늘과 실을 찾아내 잔소리의 원천(?)을 아예 봉해버린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는 술이 깬 다음에 자신의 행위를 크게 후회했다고 한다.
이래서 주자(朱子)는 “술이 취해 한 언동은 술 깬 뒤에 후회한다(醉中妄言(動)醒後悔)” 라고 했다.
‘주자의 열가지 후회’ 라는 ‘주자십회(朱子十悔)’ 중 하나다.

독한 술을 즐기는 민족으로는 흔히 중국인과 러시아인을 꼽는다.
중국인이 즐겨 마시는 배갈은 보통 45도 이상이며 러시아의 보드카는 60도 이상이 흔하다.
러시아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반주(飯酒)로 이 보드카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프랑스 보건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위스키 등의 과음으로 인구중 10%가 알코올 관련 질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게다가 과도한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가 매일 5명씩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어떨까. 지난 해 남가주에서만 판매된 소주는 총 380여만 병으로 1인당 30병씩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전 해에는 21병씩이었는 데 1년 사이 거의 40% 늘어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이는 우리 고국의 1인당 72병에 비하면 아직은 훨씬 덜하기는 하다.

고래(古來)로 한국인의 술문화만큼 자유롭고 너그러운 곳도 없는 듯하다.
언제,어디서나 자유롭게 살 수 있고 또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알코올 중독자를 제외하고는 술은 대개 그 자리의 분위기에 따라서 마시는 양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
속어(俗語)로 ‘죽이 맞는’, ‘끼리끼리’ 는 평소 주량보다 과음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과음의 이유도 여러 가지다.
여기에는 한국인 특유의 술잔을 돌리는 수작(酬酌)이 가장 큰 원인중 하나일 것이다.
미주·유럽 등지에서는 타인의 술잔이 비면 술을 채워주나 자신이 마신 잔을 상대에게 건네는 경우는 없다.

술잔 돌리기는 자신이 마신 양 만큼 상대도 마실 것을 종용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자신의 주량에 맞는 만큼 마실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늦게 오는 경우 벌주라 해서 연달아 석잔을 마시게 하는 ‘후래자 3배(後來者三盃)’도 있다.
게다가 폭탄주라도 돌리는 날이면 아예 갈 데까지 가고 마는 수가 흔하다.

평소 자신의 주량보다 과도하게 마시면 주사(酒邪)가 나오기도 하고 추태를 부리는 수가 있다.
그런데 술이 취해 저지른 실수는 대개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어가주는 경향 또한 우리 민족의 미덕(?)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주망태 꾼들의 택시 안에서의 추태는 가관이라고 한다.
창문을 열어 밖에다 토해도 될 것을 안에다 토해대는 손님이 있는 가 하면 지퍼를 내리고 그냥 볼일을 보는 수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욕을 해대다가 느닷없이 주먹으로 운전사 뒷통수를 가격하거나 누운채 발로 차는 수도 있다니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일 것이다.

술을 마신 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그래도 바람직한 일이다.
오기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위험한 요소다.
그런데 우리 동포 술꾼중 30%는 음주운전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 마약남용방지 아태가정 상담소(NAPAFASA)가 동포 모주꾼 2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들중 13%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험이 있고 5% 정도는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일삼고 있다고 한다.

새해부터는 미주 전 지역에서 특히 음주운전에 대한 벌칙이 대폭 강화됐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는 자신의 가정 뿐만 아니라 남의 가정까지 파괴할 수 있는 무서운 범죄중 하나이므로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