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와 월가의 애셋매니지먼트 업체들은 2016년 부동산 전망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분석 보고서들은 가격 동향과 시장변동 사항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부동산 재정전문 회사인 어반랜드인스티튜트(ULI)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부동산 전문가 수백 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쳐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부상할 9가지 트렌드에 대해 조사했다.
이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2급 도시들의 성장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들이 2014~2015년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면 올해는 내시빌, 샌안토니오, 포틀랜드, 오스틴, 롤리더럼과 같은 2급 도시의 신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 도시는 메인 허브 도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데다 주택구입능력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점과 이미 개발이 한창인 메트로 지역보단 투자기회가 많다는 점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와 투자업체들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
2. 부모 된 밀레니얼 세대 교외지역 이주
흔히 밀레니얼 세대하면 도심 거주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서술되고 있지만 이 젊은층도 그들의 부모세대와 마찬가지로 자녀가 생기면 좋은 교육구에 내 집을 마련하길 원한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을 미루고 자녀도 늦게 갖고 있지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곧 그들이 결혼과 자녀양육이라는 상황에 편입될 것이라는 것. 이에 따라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된 밀워키의 하트포드와 피츠버그와 같은 도시의 교외지역으로 젊은층들이 몰릴 것이다.
전문가들은 교외지역이긴 하지만 통근열차 등 대중교통 접근이 용이한 지역 또는 환승 역세권 지역 등 도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교외지역이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3. 진화된 사무 공간에 대한 투자 증가
국내 경제회복의 가시화에 따라 고용시장이 성장하고 이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T업계를 대표로 하는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오피스 공간 디자인도 확 바꾸고 있다. 최근 사무 공간은 크리에이티브 오피스라 불리는 트렌드가 불고 있다. 즉, 오피스 환경이 공유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2000년 직원 1인당 사무공간은 253스퀘어피트였지만 IT를 이용한 협업과 이동형 업무 처리 등으로 인해 2020년에는 138스퀘어피트를 줄어들 것으로 ULI 측은 내다봤다. 오피스 공간 축소가 오피스 시장의 위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ULI는 못 박았다.
4. 새로운 주거형태 등장
주택가격의 고공행진은 주택소유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소유율 70% 선이 무너졌고 2015년 2분기에는 63.5%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급격하게 오른 집값때문에 소비자들의 주택구입능력 악화됐다. 따라서 예비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능력에 맞는 마이크로 주택 건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마이크로 주택은 렌트비와 집값이 하향조정되지 않는 한 더 많은 지역에서 개발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5. 도심 주차공간 축소
젊은층 다수는 자동차를 소유하길 꺼리고 있는데다 우버와 리프트 같은 자동차 공유서비스와 무인자율주행차 등으로 인해서 도시개발 전문가와 정부관계자들은 도심의 지상 주차장을 주차공간으로 놔두는 것보단 개발하는 게 훨씬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6. 인프라 투자 증가
국내 인프라의 노후화는 이미 진행될 만큼 진행돼 있다.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이 필요하고 도로와 고속도로와 철도 등의 보수도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토목공학협회는 2020년까지 인프라 개보수에 3조600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막대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사업은 물론 부동산 투자개발업체의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7. 도시 농업 부상
옥상 정원이나 도시 농장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시민이 도시의 자투리땅, 뒤뜰, 옥상, 베란다 등 다양한 공간을 이용해 동식물을 기르는 것을 도시농업이라 한다. 이를 통해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생활환경의 질적 향상도 도모할 수 있다.
8. 소형 또는 틈새 융자업체의 성장
건설 시장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융자시장은 대형융자 기관들과 중소형 업체 또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융자업체 등으로 양분화될 것이라는 게 ULI 보고서 내용이다. 큰 건설 프로젝트는 거액의 자본을 조달해야 하기에 대형융자 업체로 몰리면서 융자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대형업체들은 정부의 까다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작은 건설 프로젝트는 중소형 융자업체를 찾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9.자본유입 지속
미국 부동산 시장에 자본유입 현상은 올해도 계속된다. 2015년 상반기 국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온 자본은 49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2016년에도 유사한 수준의 자본 유입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