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 산책] 이단에서 '단'의 의미
옥성득 교수 / UCLA한국기독교학
즉 이단이란 '출발은 동일하였으나 어느 순간 정통에서 떠나 잘못된 길로 빠져 끝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정의 때문에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교리나 신학이 약간만 다르면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단의 '단'(端)은 끝부분(마지막)이 아니라 단서라는 말에서 보듯이 실마리(출발ㆍ시작)와 근본이다.
요한일서 2장 18~19절은 적그리스도에 속한 이단 집단이 외형은 비슷하나 그 뿌리가 적그리스도에 있기 때문에 참 교회가 아니라고 선언한다. 근본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적그리스도의 집단이 되었다. 이단은 처음부터 그리스도 안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와 양을 훔쳐 간다. 그들은 같은 뿌리, 같은 영에서 출발했다가 어느 순간 샛길로 빠져나가 끝 부분이 다른 이단이 된 것이 아니라, 첫 출발부터 다른 소속이었다.
출발지점에서 0.1도 차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달까지 가는 우주선을 그 각도로 잘못 쏘면 영원한 우주의 미아가 될 것이다. 출발선에서는 미세한 차이로 보이지만 우주선 끝(단)이 향하는 목표 지점은 전혀 다르다.
교단 차이,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은사중지론과 은사지속론 등과 같은 신학의 끝자락 때문에 서로 이단으로 몰아가는 마녀 사냥이 있다면, 이는 이단의 '단'자를 오해한 것이다.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이지 마귀의 자식이 아니다. 초대 한국교회는 장로회와 감리회가 교단을 없애고 하나의 대한예수교회로 연합하기 위해 1905년 대한개신교복음주의공의회를 조직했다. 하나의 성경, 하나의 찬송가, 하나의 교회 신문을 발간했다. 비록 본국에서 반대하여 교단 통합은 이루지 못했으나, 교회 연합정신은 강하게 살아 있었다. 선교 초기라 기독교의 분열은 자살 행위였다.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찢어 놓는 교회 분열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이다. 이단에 단호히 대처하는 한 방법이 강한 교회의 일치를 지키는 연합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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