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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빗 오티스] '오리알'서 스타 탄생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자 데이빗 오티스(30)를 보면 왠지 정이 간다. 야구를 잘할 것 같지 않은 뚱뚱한 몸매에 서글서글한 얼굴 그리고 한때 무명 시절을 보냈던 선수라는 조건이 편안함을 주면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야구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굿바이 홈런 및 안타를 자주 터뜨리기 때문이다. 베이브 루스도 그래서 더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그에게 더욱 정이 가는 이유는 최희섭(27)이 오티스처럼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구석에 있기도 하다.



☆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오티스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에스투디아 에스파야트 고등학교에 다녔던 1992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자유계약 선수로서 사인을 해 미국으로 오게 됐다.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한 해는 1994년. 당시 그의 나이 18세였다. 루키리그에서 2할4푼6리의 타율에 홈런 2개 20타점을 기록한 오티스는 같은 리그에서 1년을 더 보냈다.

1년 더 꿇었다는 의미다. 1996년에는 아예 뛰지 않았던 오티스는 그해 12월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매리너스는 그의 잠재력을 높이 사지 않았던 것이다. 트레이드된 이듬 해 오티스는 상위 싱글A부터 시작해 더블A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까지 진입하는 급성장을 했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 오티스는 그러나 플래툰 시스템에 묶여버렸다.

즉 좌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선수가 됐던 것.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좌투수에 약하고 빠른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는 '편견'에 묶여 절반의 주전 선수로 활동했다.



☆'편견'으로 기회를 얻지 못해

2002년 그는 여전히 플래툰 시스템 안에서 있었는데 그럼에도 2할7푼2리의 타율에 홈런 20개 75타점을 기록했다. 트윈스는 그러나 오티스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트윈스 구단의 평가는 '1루수 수비가 좋지 않고 부상이 잦으며 빠른 공에 약하다'는 것이었다.

트윈스의 테리 라이언 단장은 오티스를 트레이드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를 아무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오티스는 2002년 12월 트윈스에서 방출됐다. 오티스는 할 수 없이 에이전트(페르난도 쿠사 디에고 벤스)에게 멕시코나 일본에서 뛸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오티스는 최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윈스에서 열심히 뛰었고 동료와도 잘 지냈다.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모두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졌다. 그런데 트윈스는 나를 존중하지 않았다. 레드삭스에서 뛸 수 있게 된 것은 정말로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오티스는 일본이나 멕시코로 가지 않고 메이저리그의 명문 구단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 뛰려다 레드삭스 행

그러나 레드삭스도 오티스에게는 기회의 땅은 아니었다. 트윈스 시절 플래툰 시스템에 의해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지긋지긋했던 그는 티오 엡스틴 레드삭스 단장에게 노골적으로 "트레이드하든지 방출하든지 해달라"고 요구했다.

엡스틴은 얼마 후 오티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주전 경쟁을 할 선수였던 셰이 힐렌브랜드를 애리조나로 보내고 김병현을 받아들였다. 김병현의 레드삭스행은 오티스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정 하나로 엡스틴 단장은 레드삭스를 살려냈다고 할 수 있다. 오티스는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빅리그의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시즌 최다 홈런이 20개에 불과했던 그는 레드삭스에서 첫 시즌(2003년)에 홈런 31개 101타점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했다. 모두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이었다.

2004년에는 홈런 41개 139타점 타율 3할1리로 역시 최고 기록 경신을 했고 2005년에도 홈런(47개) 타점(148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단장이 중요시하는 OPS(출루율+장타율)가 1.001으로 껑충 뛰었다. 올 시즌 그는 홈런 37개로 리그 전체에서 홈런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올 시즌 홈런 58개 162타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 버림받은 자→MLB 얼굴마담

31일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오티스는 9회말 6-8로 소속팀이 뒤진 상황에서 3점홈런을 때려내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의 안타나 홈런으로 경기가 마무리된 경우는 올 시즌 5회나 된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15차례 안타 또는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는 메이저리그 타자 중 최다 기록이다.

오티스는 어느새 보스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가 됐다. 보스턴에서는 언론과 팬들이 '빅 파피(Big Papi)'라는 별명을 지어줄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파피'는 스페인어 구어체로 '아빠'라는 의미다.

아빠같이 편안하면서도 보스턴 팬들을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오티스라는 의미로 보스턴 네이션(Boston Nation)이 붙여준 별명이다. 레드삭스의 2루수인 마크 로레타는 '파피'에 대해 "그에게 꼭 맞는 별명이다. 그는 동료를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주고 항상 미소를 짓는 아빠와 같은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2006년 8월 현재 '메이저리그 베이스볼하면 생각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데이빗 오티스'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아 멕시코나 일본으로 가려고 했던 그가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기자는 최희섭을 떠올린다. 과연 그는 '제2의 오티스'가 될 수 있을까? 힘들었던 과정과 잠재력은 비슷한 것 같은데 말이다.

박병기 기자

프로필

▶이름: David Americo Arias Ortiz

▶생년월일: 1975년 11월18일

▶출생지: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도밍고

▶키/몸무게: 6피트4인치/237파운드

▶투/타: 좌투좌타

▶수상 경력: 2004년 ALCS MVP 2005년 행크 애런상 2004년/05년 실버 슬러거(DH)

▶2006년 연봉: 650만 달러

▶통산 기록: 2할8푼9리(992안타) 홈런 214개 731타점 도루 6개 OPS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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