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재취업 이런 직종을 노려라

스시 경력 3년차인 플러싱에 사는 김모(51)씨는 앞으로 2년 안에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 실패 후 무작정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주한 김씨는 한인 무역회사에 취직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두세곳의 한인 직장을 전전하던 김씨는 창업을 하기로 마음 먹고 아이템으로 일식집을 선택했다. 한인들이 즐겨 먹는 데다 미국사회에서도 고급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어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2개월의 교육을 마치고 롱아일랜드에 있는 일식집에 취직한 김씨는 적은 주급이지만 하루빨리 자신의 가게를 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40~50대 초기이민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이같은 중년 재취업자들을 위해 한인봉사센터 등 봉사단체와 직업 학원 등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중년 재취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직종을 알아본다.



◇스시 기술자=젊은층의 직업으로만 여겨지던 스시 기술은 최근 수년새 사설 속성 교육기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중년들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사설 교육기관의 수강생들은 대부분 창업이 목적이다.

플러싱에 있는 도쿄스시아카데미에도 수강생이 모두 중년층이다. 기무라 덴죠 원장은 "수강생들은 40~5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7년 이상의 실습 교육기간을 거치고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하지만 대부분 1개월 속성코스와 2개월 코스 등을 수료한 뒤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비용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00달러에서 1500달러대. 이 수강료에는 재료비 등이 포함된다. 퀸즈 YWCA가 운영하고 있는 스시 기술반은 수강료 400달러와 60달러 회비를 내야 한다.

스시 기술자의 첫 시작은 보조다. 주급은 평균 300달러 선.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소위 '칼'을 잡으려면 적어도 3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익혀야 한다. 이 때부터 주급은 600~700달러로 뛴다. 10년 이상된 기술자들은 주급 1000달러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 중개인=부동산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전문 중개인에 도전하는 한인 중년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중개인은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이 되려면 주정부에서 실시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자격증과 관련한 세부 규정은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해당 주정부의 세부 규정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뉴욕주의 경우 45시간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수료토록 하고 있으며 뉴저지주는 75시간을 필요로 하는 등 각기 다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시험장소도 뉴욕주는 정부기관에서 치러야 하는 반면 뉴저지주는 주정부가 인가한 사설교육기관에서 응시할 수 있다.

자격증 시험은 라이선스와 에이전시 브로커법 등 중개인 관련법규에 대한 문제가 출제된다. 관련 법규 외에도 리스.계약.타이틀.토지 이용 규정.부동산 감정 과정.부동산 수학 등 광범위한 내용이 문제화된다.

수입은 개인차가 심한 편이나 통상 3년 이상 되어야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 중앙일보 문화센터 부동산 강좌의 마이클 윤 강사는 "중개인으로 활동한 지 1년 미만인 경우 큰 소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개인차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3년 이상 되면 5만~6만달러 정도의 연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무사=세무사는 깊이있는 공부가 필요치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직업을 찾는 중년 남성과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무사가 되려면 연방국세청(IRS)이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시험 과목은 개인소득세.사업소득세.판매세.사업체 장부처리 등 4과목이다. 연 4회까지 시험응시가 가능하고 과목당 60% 이상의 점수를 얻으면 합격이다. 세무사는 20여가지 세금 관련 업무를 다룬다.

박우하 세무사는 "시험은 출제범위가 넓고 기본적 질문이 많으며 계산형문제에 배점이 높다"며 "이에 맞추어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무사의 수입은 고정 고객 확보에 달려 있다. 소득세 신고 기간에는 200여명 정도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일시적인 고객보다 매월 고정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 요인이다.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으려면 50명 정도의 고정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우정공무원=좋은 복지혜택과 안정된 직업 특성으로 인해 많은 중년 남성과 여성들이 도전하는 직업이다. 미주한인우정공무원협회(kauspsa.org)는 우정국에서 일하고자 하는 한인들을 위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주한인우정공무원협회 임극 회장은 "보통 2~5개월 동안 교육을 받으면 응시하기에 무난하다"고 말했다.

시험 신청은 인터넷과 전화 두가지 방법으로만 가능하며 응시료는 없다. 시험일은 응시일로부터 빠르면 1~2개월에서 1년뒤에 잡힌다.

우정공무원 교육은 중앙일보문화센터 등지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여름기간 동안 휴강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정공무원의 연봉은 창구직과 처리직이 3만5000달러 운반직이 3만2000달러 배달직이 3만8500달러 등이다.

◇가정방문간호조무사=가정방문간호조무사는 교육 후 바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중년 여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지정된 교육 기관에서 88시간의 교육 후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며 300시간의 근무 후에는 조무사 자격증이 주어진다. 처음에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시간당 10달러 선을 받을 수 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는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KCS에 따르면 최근 한인 가정에서도 조무사 수요가 늘고 있으며 현재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강석.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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