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버금가다

'으뜸'은 '많은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또는 첫째가는 것'을 뜻하고, '버금'은 '으뜸의 바로 아래 또는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의미한다. 따라서 '버금가다'는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 즉 '제2인자' '둘째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버금가다'는 '맞먹다'의 뜻으로 잘못 쓰이기도 한다. '규모를 볼 때 루브르 박물관에 버금가는 대영제국 박물관은…'에서 '버금가다'는 내용상 '맞먹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당연히 '(…와) 맞먹다'나 '(…에) 필적하는' 등으로 바꿔 써야 한다.

'총리와 맞먹는 실세'와 '총리에 버금가는 실세'는 그 뜻이 분명 다르다. 곧 '누구에 버금가다'라고 하면 '제2인자'라는 뜻임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