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인생)마리오 란자

한국복지재단 워싱턴 후원회장 곽노은

　1921년 8월2일, 20세기 최고의 테너 엔리코 카루소가 운명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카루소의 뒤를 이을 훌륭한 테너들이 그해에 태어났다. 주세페 디 스테파노와 프랑코 코렐리 그리고 마리오 란자가 바로 그들이다.

　이중 마리오 란자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50년대 후반~60년대까지 꾸준히 대중적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가슴 앞에서 부터 열개의 손가락을 천천히 펴내며 우렁차게 노래 할 때면 여자들은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남자들은 마치 자신이 마리오 란자가 된 듯 흥분했다.

　그가 부른 축배의 노래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하이델베르그 대학생이 된 왕자가 대형 맥주잔을 쭉 들이킨 후 시원하게 불러 인기를 끌었다. 마리오 란자가 배우의 입에 목소리만 빌려준 것 인데 드링크!, 드링크! 하던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마리오 란자는 1921년 1월31일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이탈리아 이민 1세였다. 어릴 때 이름은 알프레도 아놀드 코코차였는데 후에 어머니 이름을 남자형 예명으로 바꿔 사용했다. 어머니 처녀적 이름이 마리아 란자였다. 지금도 필라델피아에있는 그의 박물관에 가면 예명을 바꿀 때 적어놓은 노트가 보관되어 있다. 그가 고등학생 시절 쓰던 노트다.

　어려서부터 카루소를 우상으로 삼으며 노래공부를 했던 마리오 란자의 레슨비를 대기 위해 어머니는 열심히 일을 했다. 아버지는 1차대전에서 부상당한 상이용사였다.
그리고 그 후에 일어난 2차 세계대전은 마리오 란자의 몫이었다. 성악가의 꿈을 뒤로 미룬 채 미육군 비행단에 입대했다.

　전쟁이 끝난후 군대 동료의 여동생 '베티'와 결혼한 그는 LA 에서 매니저 샘 웨일러를 만났고 그의 소개로 음악선생 '엔리코 로사티'의 지도를 받게 된다. 로사티는 지금도 세계 최고 테너중에 하나로 불리는 베냐미노 질리를 가르쳤던 인물이다. 그에게 1년6개월을 배운후 벨칸토 트리오인 바리톤 '조지 런던' 소프라노 '프란체스 예인드'와 함께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돌며 86번의 성공적인 콘서트를 가졌다.

　1947년에는 영화에 출연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헐리우드 보울에서 공연한 다음날이었다. MGM 영화사 루이스 메이어 사장 앞에서 캐서린 그레이슨과 함께 노래한 후 발탁돼 10년 동안 8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첫 영화인 저 한밤중의 키스와 두번째 뉴 올리언스의 축배로 마리오 란자의 명성은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1951년 3번째 영화인 '위대한 카루소'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 했지만 음악 평론가들은 혹독한 비판을 퍼붓기 시작했다. 제대로 음악공부를 하지 않고 영화를 통한 대중적 인기만 누렸다는 것이었다. 1년전 까지만 해도 마리오 란자를 극찬했던 사람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체중이 불기시작한 그는 체중조절을 도와주는 Barbituates (수면제, 많이 복용하면 위험하다)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마찰이 일어나며 '황태자의 첫사랑' 영화는 노래들만 녹음된 상태로 황태자역은 에드먼드 퍼덤에게 뺏기고 MGM 을 떠났다. 마리오 란자는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그후 영화 '세레나데'에서 열연했지만 예전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1957년 자신의 뿌리를 찾아 이탈리아 로마로 아예 거주지를 옮겨 그곳에서 두편의 영화를 더 찍은 후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일주 콘서트를 가졌다.
　그리고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푸치니의 토스카 공연을 하기로 했고, 로마 오페라 하우스와도 60, 61년 시즌에 무대에 서기로 되어 있었으나 아쉽게도1959년 10월7일 갑자기 심장마비
로 운명했다.

　마리오 란자는 실제 오페라 무대는 1948년 나비부인의 핀커
톤 중위 역으로 딱 두번 선 적이 있다. 아내 베티는 마리오 란자가 죽은후 아이들과 함께 LA로 왔지만 그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지 못했다. 5개월후 남편이 먹다남은 수면제를 다량 입에 넣은 후 사랑하던 란자의 뒤를 따랐다. 슬하에는 아들 둘, 딸 둘 합해 4명의 어린 자녀들이 있었다. 마리오 란자가 노래하는 모습과 목소리는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볼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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