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긴급진단] 황혼자살…시니어 3명 중 1명 우울증

사회와 단절…극단적 선택 위험 커
"노인 이민자는 가장 외로운 부류"

노인 우울증과 이로 인한 황혼자살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8개월 사이 오렌지가든타워(가든그로브 수정아파트)에 사는 한인 노인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니어간 살해-자살 사건도 종종 터진다. 15일은 유엔(UN)이 정한 '노인학대 인식의 날'이었다. 흔들리는 한인 시니어를 짚어본다.

문제=노인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험이 더 크다. 실제 수정아파트에서 자살한 한인 노인 셋 모두 우울증을 앓거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니어 3명 중 1명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통계도 있다.

비영리단체 SSG(Special Service for Groups)의 정신건강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인 APTCT의 노인 전담팀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자의 60%가 한인이다. 그만큼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한인 시니어가 많다는 의미다. 게다가 한인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 APTCT의 제프리 박씨는 "상담을 해보면 거의 모든 한인 시니어가 우울증세를 겪고 있고 죽음,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노인 및 커뮤니티 센터의 박형만 이사장도 "'언어제약으로 미국에서 감옥살이를 한다' '인생에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시니어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치매에 대한 걱정·불안이 증폭되면서 자살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노인도 적지 않다고 한다.

원인=전문 상담가들에 따르면 장수 시대가 되면서 한인 시니어들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부분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앞으로 10~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병·외로움·빈곤·소외감 등 신체·정서·경제·사회적 여건이 되지 않으면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가정상담소의 안현미 상담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포기, 사회활동 감소에 따른 성취감 저하 등이 절망감, 존재감 상실 등으로 이어지고 집에서 혼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사회와 격리되고 소외감을 느끼면서 생각이 편협해져 결국엔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의 안정영 정신치료사도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고 친구 등 사회관계망이 끊어질수록 우울증이 깊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은 친구가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기보다 홀로 외로움을 키워 고립된 환경에 처할 때가 많다. 여성에 비해 누구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희·김형재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