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야만 하느냐' 노무현 대통령 평통연설 파문
연단 내려치며 격앙, 보수 겨냥 불만 토로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들끓는 내면을 토로했다.당초 20분으로 예정됐던 인사말이 1시간10분으로 늘어났다. 손으로 연단을 내려치기도 했다.
◆ "저는 제정신이다"=제정신 가진 사람이면 지금 (북한이) 한국을 향해 도발적 행위를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그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저희더러 사상 검증을 한다. 장관 지명해 국회 청문회 내보내 놓으면 '6.25가 남침이오 북침이오' 묻는다. 제가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할 만한 사고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전제가 붙지 않느냐.
◆ "안보 조용히 좀 하자"=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강원도 북쪽 어디에서 저 함경북도 앞바다 어느 쪽으로 미사일을 쏘았다. 한국으로 그 미사일이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 아니냐. 그런데 정부가 '국민 여러분! 미사일을 쐈습니다. 라면 사십시오' 해야 하느냐. 긴급히 안보상임회의를 소집하자고 했는데 '하지 맙시다'라 했다. 국민들을 놀라게 할 이유가 뭐가 있나. 왜 북 치고 장구 치고 국민한테 겁주지 않았느냐며 나를 얼마나 구박을 주는지….
◆ "미국만 믿으면 자주국가 안보의식?"=우리가 북한의 국방비 열 배도 훨씬 넘는다. 한두 해도 아니고 근 20년간 이런 국방비를 쓰고 있는데도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약하다면 그 많은 돈을 우리 군인들이 다 떡 사 먹었느냐. 미국은 초강대국이다. 그러나 자주국가 독립국가로서의 체면은 유지해야 될 것 아닌가.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고 있어야만 하느냐. 용산기지 왜 이전하느냐면 아무리 우방이라 할지라도 수도 한복판에 그것도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던 그 자리에 하필이면 있어야 되겠느냐. 용산기지 작통권의 명분은 자주국가다. 자기 군대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건가…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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