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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위원의 MLB 리포트] 박찬호 투구폼 '뒤집어 보기'

박찬호(34.뉴욕 메츠)가 올시즌 메이저리그 첫 등판이었던 4월30일 플로리다전에서 4이닝을 던지며 보여준 구위와 이창호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변경 작업을 진행해온 투구폼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겨우 한 경기를 놓고 어떤 판단을 해보는 것 자체가 성급하지만 적어도 이날 경기 중 박찬호의 표정을 관찰했을 때 생각처럼 되지 않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이 포심 패스트볼이다. 박찬호는 지난해까지 발길이(족장 足長) 4개 정도였던 스트라이드(stride) 폭을 최대 6개까지로 늘였다. 이론적인 배경은 릴리스 포인트를 약 2.54㎝(1인치) 홈플레이트 쪽으로 가깝게 끌고 가면 시속 3.2㎞(2마일) 정도 구속이 빨라지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훈련 초기 과정에는 좋았다.

지난 1월29일 USC대학 구장에서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타자 상대 투구를 했을 때 추웠고 몸이 덜 만들어진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속 148㎞(92마일)까지 기록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를 거쳐 필요한 투구 수를 소화하면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는 어깨와 몸을 만들고 밸런스를 더 잡으면 최고 스피드가 시속 150㎞ 대로 무난하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찬호가 플로리다전에서 구사한 볼 가운데 스피드건에 잡힌 최고 패스트볼 구속은 148㎞에 머물렀다. 3개월 전인 지난 1월29일과 같은 수준이다. 2회 2사 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스위치 히터 조 보차드를 상대할 때 투스트라이크 노볼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부담없이 마음 먹고 던진 제3구였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난 높은 볼이 됐다.

이날 박찬호가 던진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제구가 된 것들은 평균 143㎞(89마일) 안팎이었다. 그렇다면 왜 박찬호가 홈플레이트 쪽으로 더 가깝게 스트라이드 폭을 넓혔음에도 불구하고 스피드는 빨라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간단하게 설명하면 스트라이도 폭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release point)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릴리스 포인트를 홈 플레이트 쪽으로 끌고 가야 분명히 스피드가 빨라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물론 스트라이도 폭을 넓히는 것 자체도 릴리스 포인트를 이동시키는 과정에 포함된다. 그런데 스트라이드 폭을 넓히고 릴리스 포인트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상체가 충분하게 홈플레이트를 향해 넘어 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허리와 하체의 밸런스 그리고 탄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박찬호는 "내가 좋았을 때는 타자 앞에서 떠오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랬다.

그러나 그 때는 박찬호가 20대였을 때이고 지금은 30대 중반이 됐다.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졌을 때인 과거에 대한 미련을 하루 빨리 떨쳐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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