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독서교실] 존 스타인벡 작 ‘진주’
가난한 진주잡이의 비극적 삶
존 스타인벡은 1902년 캘리포니아 살리너스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학에 진학하여 문학을 전공했지만 뉴욕에서의 기자생활을 위해 결국 학업을 포기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살리너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농장일 등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체험으로 〈분노의 포도> 〈생쥐와 인간> 〈에덴의 동쪽>등 주옥 같은 작품들을 썼다.
그의 작품은 주로 현대사회의 희생물이 되는 인간을 그리면서도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낙천성을 보여 주었다. 그 후 1962년 스타인벡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진주>는 1945년에 발표된 장편소설로 스타인벡이 볼리비아의 라 파즈에서 들은 진주잡이 어부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원시적 향토적인 배경 속에서 한 폭의 그림같이 묘사한 훌륭한 작품이다.
라 파즈 항구에서 가까운 바닷가에 인디언 청년 키노가 그의 아내 주애너와 갓난아기 코요티토를 데리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졸지에 아기가 전갈의 독침에 쏘이게 된다. 키노는 읍내의 백인 의사를 찾아갔으나 치료비가 없다는 이유로 모욕을 당한다.
그날 아기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진주를 채취하러 갔다가 키노는 은백색 광채를 내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진주를 발견하게 된다. 소문이 퍼지자 신부가 찾아와 교회에 헌금하기를 권하고 의사와 온 마을 사람들이 그 진주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날 밤 도둑이 들어 칼부림이 일어나자 아내 주애너는 진주를 버리자고 주장한다. 다음날 키노는 진주를 팔러 읍내 진주상인에게 갔으나 상인들이 서로 짜고서 헐값을 부르는 바람에 분개하여 수도로 가지고 가서 팔겠다고 말한다. 그날 밤 도둑의 습격을 받고 키노가 부상을 당하자 주애너는 몰래 진주를 바다로 가지고 가서 던지려다가 키노에게 들켜 매를 맞는다. 그 후 다른 도둑과의 싸움에서 결국 살인을 하게 된 키노는 어둠을 틈타 가족을 데리고 마을을 빠져나간다.
추적자 세 명에게 쫓기는 몸이 된 키노는 밤에 추적자들에게 덤벼들어 칼로 찌르고 총을 빼았아 그들을 살해한다. 그러나 잠시 후 키노는 아기가 추적자가 쏜 총에 맞아 죽은 사실을 알게 된다. 얼마 후 키노와 주애너는 라파즈로 돌아와 그 진주를 바닷속에 던져버린다.
우리가 물질에 얽매여 그것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 삶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엔 가장 귀한 생명까지 잃어 버리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물질을 지혜롭게 다스리기 위해 항상 영혼의 맑음과 밝음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영혼은 생명의 뿌리이며 바탕이기에 항상 맑고 투명해야 하며 빛과 환희로 가득 채워져야 한다. 한국의 어느 재벌은 설악산을 구경한 후 그 산이 너무 아름답다며 구매 하려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아름다운 설악산을 내 것인양 생각하고 함께 즐기면 될 것을 왜 혼자서만 소유 하려고 했을까. 어차피 이 세상에는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은가.
이 지구상에서 아무리 넓은 땅을 소유했다고 해도 그 땅을 우주공간에 비교해 보면 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보다도 작다. 그렇다면 우리는 소유의 개념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짧은 세상에서 거주하는 동안 이웃과 함께 나누며 서로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마치 키노와 그의 아내 주애너가 세상에서 가장 큰 진주를 바닷속에 던졌듯이 우리도 물질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꽃을 버리지 못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고 강을 버리지 못하면 바다에 이르지 못하는 명확한 우주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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