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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시카고 컵스 우승과 박 대통령

김 윤 수 / 조인스아메리카 마케팅 본부장

시카고 컵스가 그토록 갈망하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108년 만에 이뤄냈다. 그것도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와의 7차전 연장 혈투 속에 얻어냈다. 7차전 8회말 6-3으로 이기는 상황, 컵스는 마무리 채프먼을 올리며 승리를 확정지으려 했다.

'야구는 9회말 2사후부터'란 명언이 아니나 다를까 인디언스에 적중했다. 믿었던 채프먼이 홈런을 허용하며 3점을 내주고 6-6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쯤되면 선수들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한순간에 상실된다. 감독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한데 이상하게도 TV에 잡힌 컵스의 매든 감독은 너무나도 평온했다. 얼굴 표정이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홈런을 맞으며 3점을 내준 채프먼을 9회말에도 등판시켰다.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가 점수를 허용하면 당장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다.

매든 감독의 승부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0회에는 메이저리그 2년차인 칼 에드워즈 주니어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베테랑 투수 채프먼조차도 야유와 중압감에 못이겨 혼쭐이 난 상황에서 신인선수를 내보낸다는 것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매든 감독만큼 시리즈 내내 TV 전파를 탄 인물이 있다. 테오 옙스타인 시카고 컵스 사장이다. 명문 예일대를 졸업했고 로스쿨도 나왔다. 2003년 만 30세에 역사상 최연소 프로야구 단장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딱 1년 후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시키며 86년 묵은 밤비노 저주를 깬 주인공이 됐다.그리고 2007년 다시 한번 보스턴 레드삭스를 우승시키며 운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입증했다. 2011년 컵스로 둥지를 튼 옙스타인 사장은 결국 108년 만에 시카고에 우승컵을 안겨주는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43세의 나이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3회나 달성했으니 그에게는 분명 승리를 부르는 능력이 숨어 있을 법하다.

옙스타인 사장은 철저히 효율성을 중시한다. 지연이나 혈연 그리고 인정이나 감정적인 요소는 선수 스카우트 리포트의 중요 항목들에서 배제시킨다. 특히 '저주'와 '매직'이란 단어 자체를 믿지 않았다. 세이버 메트릭스라는 통계학적 수학적 분석으로 선수를 평가하며 마이너리그의 유망주와 베테랑 선수들과의 융합과 조화를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주를 두려워하고 미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가 매든 감독의 자신감과 믿음, 옙스타인의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적 사고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면 한국이 지금의 위기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컵스 우승을 갈망했던 애타는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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