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는 끝났지만, 내 골프는 이제 시작"
PGA투어 내려 놓은 위창수 프로
원 골프스쿨 합류 '후배 양성'
그는 4번홀 그린에 올라 있었다. 남은 거리는 42피트(13미터). 그대로 홀컵으로 가거나 최소한 3피트내로 바짝 붙이거나. 하지만 볼은 10피트 빗나갔다. "그 순간 '아 이제 PGA투어 프로를 그만 할 때가 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움요? 없습니다. 저보다 훨씬 잘하는 후배들을 길러내면 되죠. 그게 더 보람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위창수 프로는 최경주, 양용은 선수와 함께 PGA투어 '코리안 브라더스'의 첫 세대를 연 장본인이다. 10살 때 이민 와서 골프를 시작했고, 네바다대학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그때는 남들보다 좀 잘치는 골퍼였죠, 그런데 UC버클리로 옮긴 후에 성적이 확 올라갔어요. 대학 랭킹 3위까지 올라갔죠." (당시 1위는 스탠퍼드대학에 다녔던 타이거 우즈였다)
이후 95년 프로로 전향했고 96년부터 투어생활을 시작했다. 97년까지 아시아와 유럽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한 위 프로는 2007년 Q스쿨을 통해 드디어 PGA투어에 입성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어가던 위 프로는 잠시 말을 멈춘다. "만약 10년전쯤 나에게 PGA투어 경험이 있는 코치나 선배가 있었다면…". "그랬다면요?" "아주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었을 겁니다. 도저히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필드에서 위기 때 마인드 컨트롤, 경기 운영…, 슬럼프에 빠졌을 때 헤쳐 나오는 방향과 방법, 무엇보다도 훈련이 양보다 질이라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늦게 알았죠. 아쉬운건 그거 하나 정도입니다."
"그럼 앞으로 후배들한테 하시면 되잖아요?" "네. 그렇죠. 이제 하려구요. 제가 프로가 된지 22년 됐는데, 이 노하우가 아까워요. 무엇보다 골프에 대한 제 열정이 그대로라는 거죠."
위 프로의 티칭은 이미 시작됐다. LA한인타운 동쪽 10분 거리, 몬터레이 파크 골프클럽을 찾았다. 여기서 학부모를 한명 만났다. 현재 주니어 투어에 참여하고 있는 아들 앤드루(14)군과 딸 로렌(12)을 모두 위 프로에게 맡긴 크리스틴(사우전드오크스)씨.
"애들이 완전히 달라진게 보여요. 주니어 투어에서 게임 매니징부터 달라요. 그리고, 스윙도 많이 달라졌어요."
크리스틴씨는 딸 로렌의 스윙 동영상을 보여줬다. 한 눈에 봐도 공의 임팩트 순간이 여느 주니어와 달랐다. 함께 동영상을 보던 위 프로는 "나이스 샷~"을 연발했다. "제가 가르쳤는데, 이렇게 잘 따라와주면 너무 좋죠. 어제 사실 야단을 쳤는데, 그걸 또 이겨내고 스스로 바꿔 나갑니다. 특히 로렌은 승부 근성이 있어서 잘 될 겁니다."
최근 위 프로는 몬터레이 파크 골프 클럽 내에 있는 '원 골프 스쿨'에 합류했다. 여기에는 한인들 사이에 많이 알려진 저스틴 김씨가 대표로 있다. 두 사람의 인연도 20여년이 훌쩍 넘었고 김 대표가 위프로에게 티칭을 권했다고 한다. 원 골프 스쿨에는 위 프로 뿐만 아니라, 레벨에 따라서 14명의 티칭 프로가 있다. 클럽내 숍에도 반가운 사람이 있었다. LA 골프 장비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케빈 조 매니저다. 몬터레이 파크 골프 클럽은 캘리포니아 최고의 9홀 골프장으로 최상의 그린과 페어웨이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골프 레인지도 최신 설비로 갖췄다. 또 LED 조명 설치로 밤 11시까지 낮처럼 플레이 할 수 있다.
무엇보다 LA한인타운에서도 10분 거리 라는것이 장점이다. 김 대표는 "위창수 프로의 경험과 실력은 지금 PGA투어에 뛰어도 문제가 전혀 없을 정도"라며 "하지만 본인이 후배들을 좀 더 빨리 길러내고 싶다는 생각,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투어를 접고 우리 원 골프스쿨에 합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위 프로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었다. "저의 투어 프로생활은 끝났지만, 저의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대표전화: (323)266-3600(한.중.영어 서비스) ▶골프스쿨: (213)944-0400
▶주소: 3600 W. Ramona Blvd. Monterey Park, CA 91754
천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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