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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남북전쟁은 왜 일어났는가?

전쟁이라고 하면 대개 국가와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한 국가 안에서 서로 다른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도 매우 흔하다. 이것을 우리는 ‘내전’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Civil War’라고 하며, 같은 시민, 즉 같은 국민 사이에 일어난 전쟁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 일어난 최대의 내전은 남북전쟁이다. 남북전쟁을 영어로는 그냥 ‘The Civil War’라고만 부른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바로 그 내전’쯤 되겠다.

내전은 대체로 집단 사이에 이해관계가 서로 맞지 않을 때 발생한다. 미국의 남북전쟁도 미국의 남부와 북부가 서로 이해관계가 서로 어긋나서 생긴 전쟁이다. 남북전쟁은 대개 노예제도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적으로 경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남북전쟁이 생긴 직접적인 원인은 링컨 대통령이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남부와 북부 사이에 생긴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 이유라고 봐야 한다. 미국이 독립하자마자 북부와 남부는 노예제도 때문에 서로 으르렁거렸다. 북부는 공업이 발달한 산업 구조로 되어 있었고 남부는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한 농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 원초적인 문제였다. 북부는 노예제도에 의지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별로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도덕상 옳지 않은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예제도를 더 일찍 폐지한 다른 선진국의 이목에도 몹시 신경이 쓰인 것이다. 그러나 남부는 노예제를 없애면 농업 경제가 붕괴한다고 생각하여 노예제도 폐지를 격렬하게 반대했다. 더구나 노예를 국제적으로 거래하지 않게 되어, 노예가 더는 밖으로부터 미국에 수입이 되지 않아 노예의 가격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었다. 노예를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재산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북부가 ‘노예’라는 말만 꺼내도 남부는 아주 민감하게 발작적인 반응을 보이며 기겁했다.

이처럼 양측의 대립이 격해지자 중간에서 화해를 주선하는 사람들은 1820년의 미주리 타협, 1850년 타협 등 여러 가지 타협안으로 대강 절충을 해오며 위태롭게 줄타기를 계속했다. 그러다 1860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예제도를 찬성하는 후보자 두 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바람에 노예제도 폐지를 옹호하던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링컨이 어부지리 한 셈이다. 링컨의 대통령 당선이 노예제도가 폐지될 위기의 전조라고 생각한 남부는 연방에서 탈퇴하겠다고 공공연하게 공언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링컨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이미 7개 주가 연방에서 탈퇴하여 남부연합을 결성하고는 대통령으로는 상원의원이던 제퍼슨 데이비스를 선출했다. 한편, 대통령에 취임한 링컨은 연방으로 돌아올 것을 호소하면서 돌아오지 않으면 군사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남부는 경고를 무시하고 자기네들이 먼저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맞받아 쳤다. 드디어 1861년 4월 12일 남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앞바다에 있던 연방 정부 소유이던 섬터(Sumter) 요새를 공격하면서 전쟁을 일으킨다. 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리하게 계속하던 남북전쟁은 60만 명의 전사자를 남기고 1865년 4월 9일 남부군이 북부군에 항복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전쟁의 초기에 남부는 북부가 노예제도를 폐지하려고 하므로 연방을 이탈한다고 말했으나, 나중에는 남부가 말을 바꾸어 북부가 남부의 경제를 망치려고 하므로 반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예제도에 대한 다른 선진국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 때문에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 중 일부는 남부의 주장을 옹호해서 노예제도가 남북전쟁의 원인이 아니라,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로 남북전쟁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국의 전문가들 사이에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꽤 있다. 모든 사건을 한번 삐딱하게 봐야 하겠다는 편향된 사고방식에서 나온 주장이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경제적인 태도 차이에서 생긴 원인에 의해 남북전쟁이 일어났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 경제적인 이유도 결국은 노예제도에서 출발한 것이므로 남북전쟁은 노예제도 때문에 생긴 것이 맞다고 하겠다. 아직도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남부에서 설치며 옛날 노예제도 시절을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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