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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만 더 잘했더라면"

데스크칼럼 이동근 국장

이명박 대통령 새 정책 중 영어 교육 강조에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영어 실력은 국가 경쟁력이고, 국가의 '영어 인프라' 구축은 정부의 책무"라며 "모든 국민이 영어로 거침없이 대화할 수 있는 시대까지 구상"하고 "죽은 영어교육의 전봇대가 뽑힐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이라는 신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영어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며 "영어 범람으로 국어가 위기에 처한 이때 국어 교육 대신 무모한 영어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 들인다" 고 비난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은 영어 교육 강화는 시대적 요청 이다.
우리는 미국에 살면서 그동안 "영어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내 개인적으로도 문법 위주 예전의 한국 영어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리들은 입시 위주와 교과서로만 영어를 공부했고 한국인 교사로부터 발음을 배웠기 때문에 회화가 서툴고 한국식 영어 발음이 되었다.
그 결과로 이민 1세들은 영어를 배웠지만 이대통령이 지적한 것 같은 죽은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취직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영어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반면 영어를 국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필리핀, 인도인들은 미국에서 영어 문제가 없어 공무원 등 미주류사회에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진작 한국 정부가 산 영어를 가르쳤으면 한인들의 정치력이 더 신장되고 모든 분야에서 더 빨리 정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본국에서 온 정치인, 공무원들이 주류사회 행사에서 서툰 영어로 인해 망신스러운 사례도 보았다.
영어 실력은 국제 외교에서도 큰 힘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MB주장처럼 공교육에서 실제 영어가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문법 위주가 아닌 생활 영어를 가르쳐야 하고 원어민으로부터 정확한 발음을 배워야 한다.
또 원어민과의 대화를 자주 하게 해서 영어에 자신감을 주어야 한다.
내 경우 중학교 때 미국 평화봉사단원이 영어 수업을 했는데 처음엔 문법이 틀릴까 봐 겁이나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문법 영어를 만들어 외었다가 한번 말을 했더니 알아들어 용기가 났다.

영어를 잘해도 미국문화를 모를 경우 실수가 많기 때문에 학생, 공무원들의 미국 연수도 강화해야 한다.
몇 년 전 한국 고급공무원이 시애틀에 1년 연수를 왔다.
어느 날 야외에 놀러 갔다가 'honey bucket' 사인을 보고 꿀을 파는 곳인줄 알고 갔더니 냄새나는 야외 간이 화장실이었는 가 하면 '텐트 세일'을 보고 텐트를 사러 가는 실수를 했다고 해서 웃었다.
최근에도 시택공항에서 한국에서 온 분이 세관원이 "그린카드가 있느냐?"고 묻자 "그린카드는 없고 비자 카드는 있다"고 해서 통역관을 불렀다는 실화가 있다.
영어를 잘해도 그린카드가 영주권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영어 교육은 어릴수록 좋다.
중고교 나이에 미국에 일찍 온 유학생일수록 발음이 좋지만 대학교 때 유학 온 학생은 발음도 고치기 어렵다.
공교육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실제 영어 실무를 익힐 때 국가적으로 소모 아닌 투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원어민 영어 교사가 부족한 경우 미주 한인 2세들을 이용하면 2세들에게 한국인의 긍지를 심고 모국을 가르칠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된다.
나아가 현재의 한글 외래어 표기조차 잘못되어 있는 것을 고쳐야 한다.

우리 이민 1세들은 영어 실력이 부족해 이민 사회에서 한국에서 배웠던 고학력 전공들을 거의 사장시키고 있어 큰 국력 낭비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2세들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각분야에서 전문인들로서 활약하고 있어 미주류사회에 한인권익을 신장시키고 한미관계 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서의 산 영어 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논할 나위가 없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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